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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무숙의 한라시론] 아동 권리 보장되는 아동친화도시 제주 만들어야
최다훈 기자 orca@ihalla.com
입력 : 2021. 02.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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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5개년마다 아동정책기본계획을 수립, 시행하고 있다. 현재 2020~2024년까지 이행할 제2차 아동정책기본계획이 마련돼 각 지자체별로 연차별 시행계획이 시행되고 있다. 2차 기본계획의 큰 특징은 아동을 단순한 보호·양육 대상이 아닌 권리의 주체로 설정하는 동시에 보호필요아동에 대한 국가책임 확대의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아동의 권리보장은 지속가능한 한국사회를 실현하는 기본적 가치로써 사회전체의 중요한 책무라는 점이 강조됐다.

그러나 지난 해 16개월 된 정인이 학대 사망사건을 비롯해 새해 초부터 제주에서 발생한 7개월 된 영아 학대사망사건은 그간의 정부의 정책의지와 노력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2013년 울주와 칠곡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망사건 이후 우리사회는 아동학대처벌법을 더욱 강화하고 근절대책을 매번 발표하고 있지만 아동을 독자적인 권리의 주체로 인식하지 않는 한 이러한 참혹한 사건은 앞으로도 끊이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1월 8일 국회는 아동의 보호나 교양을 위해 친권자가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는 조항을 삭제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60개국이 자녀체벌을 금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늦게나마 국제적 규범에 발맞추고자 최종적으로 민법에 남아있던 체벌관련 조항을 삭제한 것이다. 1979년 세계에서 최초로 체벌금지를 시행한 스웨덴의 경우 법 시행 전 50%의 부모들이 자녀체벌을 용인했지만 2000년대 이후에는 10%로 감소했다는 추적조사도 있다. 자녀에 대한 체벌은 심각한 폭력과 아동의 사망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번 민법개정의 취지를 적극적으로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제주의 아동들은 얼마나 안전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가? 그들의 권리는 얼마나 보장되고 있는가? 2019년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집계한 전국 신고접수건수는 총 4만1389건으로 전년대비 약 13.7% 증가했다. 제주의 경우 959건이 신고돼 전년대비 대폭 증가했다. 여전히 높은 비율의 친부모가 학대의 주체라는 점, 대부분의 피해장소가 가정이라는 점도 변화가 없다. 이러한 현실의 기저에는 부모가 아동의 삶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인식이 여전히 자리잡고 있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이 작년 아동친화도시기본계획 수립을 위해 제주의 18세 미만 아동 750명과 보호자 250명에 대한 실태조사를 한 바 있다. 그 결과 보호자의 24.4%는 아동양육시 신체처벌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4명 중 1명은 여전히 아동에게 신체적 처벌 권한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현재 살고 있는 지역(동네)에서 아동을 위해 제주도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할 사항으로 보호자는 돌봄시설(23.6%)을 꼽은 반면, 아동들은 '아동학대 방지'(28.5%)를 최우선으로 꼽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특히 5명 중 1명 이상의 아동은 가족 내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의견을 말하기 어렵다고 응답했다. 보호자와 아동간 인식 격차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아동의 행복과 삶의 질 수준은 그 사회의 성숙도의 지표가 된다. 이제 우리 지역사회는 아동들의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 유엔아동권리협약에서 설정한 아동의 4대 권리인 생존권과 보호권, 발달권, 나아가 참여의 권리가 진정으로 실현되는 아동친화적 제주사회를 만들겠다고.

<민무숙 제주여성가족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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