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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에도 배달노동자는 "오늘도 달립니다"
기상 악조건 속 핸들 잡아야하는 배달·택배노동자
상품 젖을라·쓰러져 다칠라 '노심초사'
강다혜 기자 dhkang@ihalla.com
입력 : 2020. 08.06. 17:5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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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를 탄 한 노동자가 폭우를 뚫고 배달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음식점에서 일하는 현모(28)씨는 최근 제주시 도남동에서 오토바이를 몰고 음식 배달을 가던 중 빗길에 미끄러졌다. 음식점을 나설 때부터 '오늘은 조심해야 한다'고 마음 먹었지만 시간에 쫓겨 마음이 바빴다.

한창 도로를 달리다 골목으로 진입하려 방향을 꺾는 순간 현씨는 균형을 잃고 오토바이와 함께 바닥으로 넘어졌다.

짜장면, 탕수육이 길거리에 나뒹굴었다. 다행히 많이 다치진 않았지만 음식 값을 전부 물어주고 사장과 고객에게 연신 고개를 숙여야 했다. 현씨는 "비가 많이 오는 날은 사고 위험이 커 (배달을) 피하고 싶지만, 주문하는 손님이 있어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

태풍, 폭우 등 열악한 기상 상황 속에서도 핸들을 잡아야 하는 배달 노동자들이 무방비로 사고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특히 비 날씨에는 도로가 미끄러워 사고 위험이 더 높아지만 늘어난 배달 주문량에 시간에 쫓기는 일이 많아 매번 배달노동자들은 안전과 시간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이륜차 음식배달 종사자 보호를 위한 안전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폭우·폭설 등 악천후에는 배달 지역 거리를 제한할 수 있다. 가령 폭우 등으로 가시 거리가 100m 이내로 좁아진 경우 업주는 매장과 1.5㎞ 이상 떨어진 지역의 배달 주문은 거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법적 규제가 아닌 단순 '권고'다 보니 업체가 이를 시행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게 배달노동자들의 설명이다.

택배노동자들도 비 오는 날이면 상품이 비에 젖을까, 파손될까 노심초사한다. 4년차 택배노동자 정모(34)씨는 "내가 비에 흠쩍 젖더라도 택배 상자만은 비로부터 지켜내야 한다"고 했다. 비 오는 날 택배가 젖어 고객에게 값을 물어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정씨는 "어느 하루는 택배 종이 상자가 비에 젖어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구겨진 적이 있는데 택배 상자을 본 고객이 '이거 80만원 짜리'라며 대뜸 가격부터 말하더라"면서 "다행히 상품엔 문제가 없었지만 그 말은 듣는 순간 또 값을 물어내야 할 까봐 덜컥 겁이 났다"고 말했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제주지부(이하 노조) 등에 따르면 태풍 등 열악한 기상조건 속에서 배달을 할 것인지 결정하는 일에서 노동자의 권한은 없다. 만약 비가 왔다고 "배달을 쉰다"고 했다간 계약 해지 사유가 된다는게 노조 측의 설명이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기상악화 시 노동자들을 쉬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둔 배달대행업체나 음식점들도 있지만, 노동자 입장에선 내가 힘들다고 물량을 줄이면 그만큼 수익도 줄어드는 것이다. 배달노동자 대부분이 생계형 노동자들"이라며 "노동자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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