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카르멘, 80번째 돈 호세 그리고 제주 청년 성악가

첫 카르멘, 80번째 돈 호세 그리고 제주 청년 성악가
제주아트센터 두번째 오페라 '카르멘' 9월 27~28일 2회 공연
제주 소프라노 강혜명 연출로 프랑스·중국 음악인 등 참여 제작
주·조역마다 흥미로운 스토리… "지역적 한계 넘는 가능성 기대"
  • 입력 : 2019. 09.18(수) 17:38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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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제주아트센터에서 열린 오페라 '카르멘 제작 발표회에서 연출과 출연진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정아, 시항, 얀소피 벵상, 필립 메스트레, 강혜명, 장 노엘, 안무 최재원, 고승보. 진선희기자

'투우사의 노래'로 시작해 카르멘과 돈 호세의 이중창으로 끝이 났다. 약 150분 짜리 작품을 20분에 담은 짧은 콘서트였지만 비극적 사랑의 여운이 전해졌다.

제주아트센터가 지난해 '라 트라비아타'에 이어 두 번째로 만드는 오페라 '카르멘'. 19세기 스페인을 배경으로 집시 여인과 군인의 사랑을 그린 4막 오페라다. 18일 오후 제주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제작 발표회는 주·조역들이 유명 아리아와 이중창을 부르며 시작을 알렸다.

제주출신 소프라노 강혜명이 연출가로 나서는 이 공연은 한국(제주), '카르멘' 작곡가 비제의 나라 프랑스, 중국 등 다국적 음악인들이 모여 제작됐다. 최근 제주시가 내놓은 창작뮤지컬의 4분의 1 정도인 '저예산'이지만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강혜명, 제주아트센터 공연기획자 김태관, 총감독을 맡은 제주그랜드오페라단장 김정희 제주대 교수의 인적 네트워크와 열정을 바탕으로 150여 명이 출연하는 '제주산 오페라'다.

주요 배역마다 '스토리'를 품었다. 서른 살의 얀소피 벵상은 젊은 성악가에게 좀처럼 기회가 가지 않는 카르멘 역을 처음 따내며 첫 아시아 공연길에 올랐다. 마르몽드국제성악콩쿠르 심사위원이었던 강혜명이 그곳에서 주역으로 점찍었고 벵상은 "새로운 카르멘을 보여주겠다"며 주저없이 수락했다. 장 노엘은 제주에서 80번째로 돈 호세를 소화한다. 79번 돈 호세를 연기해도 늘 새롭게 다가온다는 그다.

에스카미요 역의 중국 상하이국립음악원 교수 시항은 강혜명처럼 유럽에서 아시아 성악가로 활약했다. 아시아 청년 성악가들에게 언제든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싶은 시항은 이 공연을 계기로 제주, 상하이, 파리가 같은 오페라를 올리고 문화 교류할 수 있는 다리를 놓기 위해 제주에 왔다고 강조했다.

제주가 고향인 소프라노 강정아, 성악을 전공하는 제주대 음악학부 2학년 고승보도 있다. 미카엘라 역 강정아는 "멋진 프로젝트에 참여해 영광"이라며 제주 성악가들이 지역적 한계를 넘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작년 제주아트센터 2층 객석에서 '라 트라비아타' 를 관람했던 고승보는 이번에 모랄레스로 무대에 오르는 '반전 인생'의 주인공이 되었다.

코리아솔로이츠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제주는 물론 아시아 무대에서 최초 지휘봉을 잡는 프랑스 라벨 마르몽드시립음악원의 필립 메스트레 학장은 고승보 등 제주 성악가들의 연습 과정을 보며 "그들의 노력이 굉장히 감동스러웠다"고 말했다.

공연은 9월 27일 오후 7시30분, 28일 오후 4시. 둘째날에는 김민지(카르멘) 박웅(돈 호세) 김현(에스카미요) 등을 볼 수 있다. R석 4만원, A석 3만원, B석 2만원. 1층 입장권은 예매 첫날 대부분 동났다. 문의 064)728-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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