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호형의 문연路에서] ‘유산 등재 4관왕’ 제주해녀의 그늘

[박호형의 문연路에서] ‘유산 등재 4관왕’ 제주해녀의 그늘
제주해녀 존립 위기 직면세대 잇기 위한 정책 보완청년 소득 창출 기반 마련
  • 입력 : 2026. 11.03(화) 03:00
  • 박호형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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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 바다의 상징이자 전 세계가 인정한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제주해녀가 존립 위기에 직면해 있다. 제주해녀 인구는 2371명으로 2300명 선마저 위협받는 실정이다. 전체 해녀의 63.2%가 70세 이상인 초고령화 상황에서 지난해에만 266명이 은퇴한 반면 신규 진입은 단 23명에 불과했다. 30세 미만의 청년 해녀는 제주 전역에 단 5명에 그치고 있다. 제주의 정신적 뿌리가 단절될 위기 앞에서 전향적인 정책적 보완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제주해녀는 단순한 어업 근로자가 아니다. 지난 2015년 제1호 국가중요어업유산 지정을 시작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2016년), 국가무형유산(2017년), 세계중요농어업유산(2023년)에 이르기까지 국내외 유산 등재 4관왕이라는 위대한 성취를 이루어냈다. 최근 글로벌 OTT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인의 심금을 울리며 주목받는 글로벌 K-콘텐츠로 급부상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세계가 극찬하는 자산을 보유하고서도 다음 세대를 온전히 맞이하지 못한다면 미래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려울 것이다.

제주해녀는 자신의 숨을 바다의 호흡에 맞추며 공존해 온 생태적 지혜의 실천자이자 상생의 철학을 시사하는 존재다. 아울러 어촌계라는 견고한 공동체를 통해 고령의 동료를 배려하고 마을의 대소사를 분담해 온 연대의 문화는 우리가 계승해야 할 가치의 정수다.

이러한 유산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현장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신규 해녀 현장 적응을 위한 핵심 사업인 신규해녀양성 멘토링 운영 예산이 전년 대비 43% 축소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진입장벽과 경제적 한계라는 벽을 해소하기 위해 도정과 의회, 마을 공동체가 함께 지혜를 모으는 정책 패러다임 대전환이 실행돼야 한다.

무엇보다 먼저 어촌계가 신규 해녀를 더 넓은 마음으로 수용하도록 상생의 제도 정비를 이루고 우수 어촌계에는 정착 인센티브를 집중 지원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청년 해녀들이 다각적인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 현재 일부 마을에서 시범 운영 중인 체류형 로컬 관광 상품 '해녀스테이' 사업을 제주 전역으로 과감히 확대해야 한다. 예산 삭감의 위기를 딛고 해녀스테이를 고도화해 정착 초기의 소득을 보장하고, 청년들이 문화적 긍지와 경제적 안정성을 갖도록 유도해야 한다. 나아가 촘촘한 복지와 안전망을 복원해 잠수질환 특수의료비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다.

해녀 문화 보존은 유산을 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문화로서 바다와 함께 호흡하게 하는 데 그 본질이 있다. 청년들의 활기찬 숨비소리가 제주 바다에 다시 울려 퍼질 때 제주의 정신도 지속 가능할 수 있다. 본 의원은 국내외 유산 4관왕이자 글로벌 K-콘텐츠라는 세계적 위상이 미래 세대로 온전히 이어질 수 있게 따뜻한 입법과 든든한 예산 확보를 통해 신규 해녀들의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을 약속한다.

<박호형 제주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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