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담 등재만으로 보전 한계… 공동체·제도 뒷받침돼야"

"돌담 등재만으로 보전 한계… 공동체·제도 뒷받침돼야"
지난 23일 돌문화공원서 '2026 제주돌담세미나'
세계 돌담 전문가들 제주 찾아 전승 경험 공유
"한때 342개였던 원담, 2013년엔 98개만 확인"
  • 입력 : 2026. 10.25(일) 09:33  수정 : 2026. 10. 25(일) 10:14
  •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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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제주시 조천읍 제주돌문화공원 설문대할망전시관 큰바위쉼팡에서 열린 '2026 제2회 제주 돌담국제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세계 각국의 돌담 전승 사례를 듣고 있다. 제주도 제공

[한라일보] 제주도가 '제주 돌담 쌓기'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확장 등재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돌담 쌓기 전문가들이 제주에 모여 각국의 전승 경험을 공유했다. 이들은 유산 지정이나 유네스코 등재만으로는 돌담을 지키기 어렵다며 돌담을 쌓는 공동체와의 연대와 교육, 제도적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23일 제주시 조천읍 제주돌문화공원 설문대할망전시관 큰바위쉼팡에서 제주특별자치도 돌문화공원관리소 주최로 열린 '2026 제2회 제주 돌담국제세미나'에는 유네스코 '건식 돌담 쌓기 지식과 기술' 기존 등재국인 스페인·이탈리아·키프로스·크로아티아·안도라의 사례를 중심으로 제주 돌담 쌓기의 유네스코 확장 등재와 전승 과제를 살폈다.

우선 '제주 돌문화경관의 유·무형유산적 가치'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선 정주연 제주대학교 교수는 "경관을 만든 것은 돌이 아니라 돌을 다루는 문화"라고 강조하면서 한때 342개였던 제주 원담이 2013년에는 98개만 확인됐다는 사례를 들며 돌담 쌓기 전승의 위기를 짚었다.

발제에 나선 박원모 국가유산위원회 위원은 제주 돌담 쌓기가 기존 등재 요소와 공유하는 특성과 제주만의 고유성을 균형 있게 입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난 23일 제주시 조천읍 제주돌문화공원 설문대할망전시관 큰바위쉼팡에서 열린 '2026 제2회 제주 돌담국제세미나'. 제주도 제공

국가별 돌담 전승 사례도 소개됐다. 스페인의 아르세니오 다코스타 살라망카대학교 교수는 고령화가 심한 사모라 지역에서 주민 주도의 교육·실습으로 전승을 이어가는 사례를 전했다. 이탈리아의 계단식 경관 보전 관련 비영리단체인 'ITLA'의 도나텔라 무르타스 이탈리아지부장은 단계별 교육과 주 정부가 '건식 돌쌓기 기능인'을 공식 인정하는 제도를 설명했다.

키프로스의 안토니아 테오도시우 키프로스 돌담협회 대표는 등재 이후 돌담 축조 지침 무료 공개와 다큐멘터리 제작 성과를 밝히면서 돌담 쌓기를 기후변화에 대한 회복력을 높이는 수단으로 제시했다. 크로아티아의 이보나 밀로시 푸라푸트냐크 경관협회 대표는 돌담 보전 문제를 해결하는 공동체의 역할을, 안도라의 페드로 로페스 돌담장인협회장은 전국 돌 구조물 기록 사업과 장인 양성 과정을 전하며 건식 돌쌓기 보전을 '지역의 기억, 정체성, 경관을 지키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제주도는 지난해 9월 제주도 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제주 돌담 쌓기'를 기존 유네스코 등재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추가하는 방식으로 확장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단독 등재가 아닌 다국가 유산인 '건식 돌담 쌓기(메쌓기) 지식과 기술'에 '제주 돌담 쌓기'를 포함하는 방식이다. 현재 13개국이 공동으로 등재한 이 유산에 제주가 추가되면 우리나라 첫 유네스코 확장 등재 사례이자 첫 비유럽 참여국이 된다.

제주도는 스페인 카스티야이레온 지역과 함께 3차 확장 등재를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 12월 국가유산청에 신청서를 제출해 2028년 12월 최종 등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제주도 돌문화공원관리소 관계자는 "이번 세미나는 그동안 교류가 없던 안도라가 처음 참여하면서 제주는 기존 등재 13개국 모두와 협력 창구를 갖추게 됐다"며 "각국의 경험을 등재신청서와 전승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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