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로의 데스크칼럼] 이 대통령, 제2공항 문제 왜 도민에게 떠넘기나

[고대로의 데스크칼럼] 이 대통령, 제2공항 문제 왜 도민에게 떠넘기나
  • 입력 : 2026. 04.07(화) 03: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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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 제2공항 건설 사업을 둘러싼 찬반 갈등이 12년째 이어지면서 도민들의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30일 제주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의 타운홀 미팅은 제2공항 문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확인하고 도민 갈등을 풀 해법이 제시될지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이런 도민들의 기대는 무너졌고 오히려 도민 사회에 쌓여 있던 답답함만 키우는 결과를 낳았다.

이 대통령은 제2공항에 대해 참석자들의 찬반을 물은 뒤 "(한쪽이) 압도적이지 않은 것 같다"며 "여러분이 잘 판단해 달라"고 답했다. 겉으로 보면 도민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의미로 들릴 수 있다. 그러나 국책사업에 대한 책임을 지역사회에 떠넘긴 발언이다.

제주 제2공항 사업은 제주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국책사업이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이미 2025년 개항이 이뤄졌어야 할 사업이기도 하다.

지난 2015년 11월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가 제2공항 후보지로 결정된 이후 부동산 투기 의혹과 토지 거래 급증 현상이 나타났다. 제2공항 건설 발표는 제주 부동산 가격 급등의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때 시작된 도민 간의 찬반 갈등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갈등은 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시골 마을 공동체 내부까지 파고들며 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토교통부는 2024년 9월 6일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기본계획'을 고시했다. 현재 환경영향평가 등 후속 절차가 진행 중이다. 환경영향평가 결과가 나오면 제주도와 협의를 거쳐야 하고 그 결과는 제주도의회 동의 절차까지 거쳐야 한다.

이처럼 행정 절차는 계속 진행되고 있지만 사회적 갈등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의 답변은 갈등을 조정하고 국가 정책의 방향을 제시해야 할 대통령의 책무를 외면한 발언이다.

윤석열 정부를 비롯한 과거 보수 정권은 제주 제2공항 사업의 정상 추진을 공약하며 정책 의지를 분명히 밝힌 바 있다. 보수 정권의 결정이 옳고 그름을 떠나 최소한 국가 정책에 대해 대통령이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민주당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제2공항 문제는 도민의 자기결정권 문제로 떠넘겨져 왔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지난 2019년 11월 제주에서 열린 '국민과의 대화'에서 "도민 이동권을 위해 공항 확장이나 제2공항 건설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면서도 "정부는 도민들이 어떤 선택을 하든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국책사업의 책임을 지역사회에 돌리는 민주당 정부의 방식은 오히려 도민 사회의 갈등을 장기화하고 제주의 분열을 키워왔다. 이번 이 대통령의 발언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도민 갈등을 더욱 부추겼다. 이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책임을 지역사회에 미루는 것이 아니라 제주 사회의 갈등을 직시하고 국가 정책의 방향을 분명히 제시하는 것이다. 더 늦기 전에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고대로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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