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환경을 걱정하지만 소비를 멈출 수 없는 세대

[열린마당] 환경을 걱정하지만 소비를 멈출 수 없는 세대
  • 입력 : 2026. 03.18(수) 01:00
  • 고성현 기자 kss0817@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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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요즘 제주의 캠퍼스에서도 텀블러를 든 학생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기후변화, 미세플라스틱, 해양오염, 이 단어들은 더 이상 교과서 속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세대는 환경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작은 실천이라도 일상에 녹여내려 애쓴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어느 세대보다 많은 소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음식은 배달 앱으로 주문하고, 옷은 빠르게 유행이 바뀌는 패스트패션으로 채운다. 클릭 한 번에 완성되는 온라인 쇼핑, 날마다 쌓이는 택배 상자, 그리고 저가 항공편이 일상화되면서 늘어나는 탄소 발자국.

겉으로 보면 모순이다. 환경을 걱정한다면서 소비를 멈추지 못하는 모습은 스스로에게도 불편한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하지만 이 문제를 개인의 의지 부족으로만 돌리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시각이다.

현대의 경제 구조는 소비를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 플랫폼 서비스와 빠른 배송, 저렴한 가격은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면서 동시에 더 많은 소비를 유도한다. 환경을 생각한다고 해서 이 구조에서 홀로 빠져나오기란 쉽지 않다. 결국 우리는 환경 문제의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그 원인이 되는 자리에 서 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실천보다 방향일지 모른다. 텀블러 하나, 조금 덜 사는 선택, 물건을 오래 쓰는 습관…. 소비를 완전히 멈출 수 없는 세대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계속해서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어떤 소비를 선택할 것인가. 그 질문이 쌓일수록, 이 섬의 내일도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채수은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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