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덕의 건강&생활] IMAX? Eye-MAX!

[김연덕의 건강&생활] IMAX? Eye-MAX!
  • 입력 : 2025. 07.30(수) 01:00
  • 김미림 기자 kimmirim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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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모터스포츠 포뮬러원(F1)이 브래드 피트 주연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로 제작되면서, 한국에서도 F1이 유행을 타게 된 듯하다. 이런 영화는 '아이맥스(IMAX)'로 봐야 제맛이다. 아이맥스란 '이미지 극대화(Image MAXimum)'의 약자다. 그러나 영어 발음상 'Eye-MAX'로도 들리는 이중적 언어유희마저 의도된 효과일 것이다.

1985년 5월, 필자가 아직 초등학생일 때 서울 여의도에 63빌딩이 들어섰다. 온갖 신기한 것들이 들어섰지만, 그중 가장 놀라웠던 것은 아이맥스 영화관이었다. 화면을 가득 채운 거대한 기관차가 갑자기 돌진해 오는 장면에 흠칫 놀랐던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다.

우리가 외부 세계로부터 받아들이는 정보의 80% 이상은 눈을 통해 들어온다. 그러나 눈은 빛을 받아들이는 카메라일 뿐이며, 진정한 '시각'은 뇌에서 만들어진다.

안과학적으로 볼 때, 사람의 정상 시야는 수평 약 180도, 수직 약 135도에 달한다. 그러나 우리가 초점을 맞춰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중심 시야'는 고작 1~2도에 불과하다. 읽기나 얼굴 인식에 중요한 범위도 5도 남짓이다. 그 외의 넓은 영역은 '주변 시야'로, 세부 묘사는 흐리지만 움직임과 명암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 인간은 정면의 먹잇감이나 표정을 정밀하게 인식하는 동시에, 주변의 위협을 빠르게 감지할 수 있어야 했다. 뇌는 이 두 기능을 결합해 시각 정보를 단순한 '화면'이 아닌 '공간'으로 재구성한다.

일반 영화관의 스크린은 대부분 중심 시야에 머문다. 관객은 화면을 '바라보는' 상태에서 줄거리를 따라간다. 그러나 IMAX는 관객의 시야를 가능한 한 많이 채우는 데 초점을 둔다. 상하좌우로 확장된 화면은 주변 시야까지 적극적으로 자극한다. 뇌는 이러한 시각 자극을 단순한 '관람'이 아닌 '경험'으로 인식한다. 시야가 넓게 채워질수록, 그리고 주변 시야가 더 많이 자극될수록, 우리의 원시적 생존 본능과 감각 시스템은 더욱 강하게 반응한다.

이러한 반응의 핵심은 시각 피질의 정보 처리 방식에 있다. 눈에서 받은 자극은 시신경을 따라 후두엽의 1차 시각 피질(V1)로 전달되며, 여기서 형태, 위치, 윤곽 등의 기본 정보가 처리된다. 이후 연속된 피질 영역에서 색채, 깊이, 운동 정보 등이 단계적으로 해석된다. 특히 다섯 번째 영역(V5/MT)은 움직임과 방향 감지에 특화돼, 주변 시야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영상은 이 영역을 강하게 자극한다.

아이맥스 화면은 이를 이용해 중심 시야뿐 아니라 주변 시야까지 시각적으로 동원하며, 뇌의 시각 피질을 넓고 깊게 활성화시킨다. 이는 '신경학적 몰입'을 유도하는 과정이다. 몰입도가 높은 영상일수록 시각 피질뿐 아니라 해마(기억), 편도체(감정), 전전두엽(판단) 등 다양한 뇌 영역이 총동원된다.

아이맥스는 뇌의 원리와 감각 구조를 정밀하게 겨냥한 몰입 장치이고, 감정과 기억까지 자극하는 감각의 예술 실험이다. 고도로 발달한 기술은 예술과 구분되지 않는다. <김연덕 제주성모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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