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명의 문화광장] 노인 일자리 -출근합니다-

[장수명의 문화광장] 노인 일자리 -출근합니다-
  • 입력 : 2025. 07.29(화) 01:00
  • 김미림 기자 kimmirim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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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출근 핸?""했지."

꼬불꼬불 파마한 머리에 나름의 멋을 부린 할머니 두 분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애써 들으려고 한 건 아니지만, 워낙 정답게 말씀을 나누셔서 이야기 내용을 알 수 있었다.

어르신 두 분은 지금 노인 일자리 근무를 마치고, 점심을 먹고 이곳에 왔다고 한다. 보기 좋았다.

문득 지금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어가는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국가'이며, 노인 빈곤 문제가 OECD 국가 중 가장 심각한 나라라는 뉴스가 떠올랐다.

이렇게 급격히 변화는 사회환경 속에서 고령인구의 경제적 문제를 나라에서 정책적으로 뒷받침해 주지 않으면 결국 부양해야 하는 가족 개개인의 몫으로 돌아오는 상황이고 보면 단순히 노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이들은 노인 일자리에 대해 볼멘 말들을 하지만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치매국가책임제 도입으로 개인의 부담이 줄어드는 것만큼 고령인 부모님의 경제적 문제를 나라에서 조금이나마 정책적으로 뒷받침해 준다는 것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부양해야 하는 가족들의 삶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2025년 보건복지부의 노인복지정책예산은 약 24조4000억원이다. 노인 일자리, 복지주택, 돌봄서비스, 건강관리 등 여러 노인복지정책이 있지만, 그 가운데 가장 밀접한 정책은 단연코 노인 일자리 사업이라 하겠다.

그도 그럴 것이 노인 문제 4고(苦) 가운데 노인 빈곤고(貧困苦)는 OECD 국가 중에 우리나라가 가장 심각하다고 한다. 이에 노인 일자리는 빈곤고와 무위고(無爲苦) 두 가지 고(苦)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으며, 좀 더 나아가 고독고(孤獨苦)까지 노인의 4고(苦) 가운데 세 가지를 해결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복지정책 중 하나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지역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고 본다.

그 한 예로 서귀포시 (사)대한노인회 서귀포시지회에서는 한성율 지회장이 취임 이후, 노인 일자리사업을 확대한 성과는 가히 놀랍지 않을 수 없다. 공익형 일자리에 참여하는 어르신들이 900명, 노인역량사업에 100명, 1000명 이상의 노인 일자리 사업 확충으로 연간 대략 47억원에 가까운 예산이 서귀포시에 들어온다는 것은 대단히 큰 성과이며 지역경제에 기여한 성과 역시 크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노인 일자리는 대한노인회 외에도 시니어클럽과 각 행정기관에서도 시행하고 있지만, 하나의 기관에서 그처럼 단기간에 확장한 예는 (사)대한노인회 서귀포시지회가 거의 유일하다 하겠다.

"오늘도 출근했다"며 만면 가득한 웃음꽃을 피우는 어르신들이 내일의 우리 모습이길 바라며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와 서귀포시를 비롯한 각 지자체에서 초고령사회에 맞는 사회시스템 구축에 온 힘을 쏟아 줄 것을 주문한다. <장수명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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