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제주대학교 산락협력단 대강당에서 글로컬 런케이션 학습관과 연계한 제주대 옛 본관 재현의 접근 방안 공개토론회가 열렸다.
[한라일보] 제주대학교가 신축을 추진 중인 '글로컬 런케이션 학습관'과 철거된 옛 본관의 역사성을 어떻게 연계할 것인가를 두고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단순 복원을 넘어 정신적 계승과 상징성 부여의 필요성이 제기되며, 새로운 교육 공간의 정체성을 정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제주대학교는 14일 학내 산학협력단 대강당에서 '글로컬 런케이션 학습관과 연계한 제주대 옛 본관 재현의 접근 방안 공개토론회'를 열었다.
발표를 맡은 백승헌 (사)제주미래건축공간연구원 이사는 "김중업 건축가의 옛 본관과 런케이션 학습관은 모두 사용자 중심의 공간 경험이라는 면에서 공통점을 지닌다"며 "정체성 확립과 이미지 브랜딩 차원에서도 재현 연계가 핵심 전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재현 방식으로 부분 원형 재현(직유적 차용), 가치·특성 재해석(은유적 재현), 미디어·모형 재현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각 방식은 직관성과 상징성, 창의성, 현실적 제약 등을 기준으로 장단점이 분석됐다. 원형 재현은 과거 건축물에 대한 이해를 돕지만, 자칫 피상적인 재현에 그칠 수 있고, 은유적 재현은 창의적 접근이 가능하지만 관람자의 해석 차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디어 활용 방식은 기술적 한계에서 자유롭지만 원형성 전달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김중업 선생이 1964년 설계한 제주대학교 용담캠퍼스 옛 본관.
이어진 토론에서는 건축 전문가와 문화유산 분야 인사들이 옛 본관 재현의 방향성과 공간적 의미, 실현 가능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곽재한 칸 건축사사무소(주) 대표는 "토목공사비부터 상당히 많은 예산이 들어갈 것 같아 일반 건축물을 짓기에도 힘이 들것 같은데 과연 복원 내지 재현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든다"면서 "제안된 세 가지 재현 방식 모두 흡족치 않았다. 적어도 건축물의 외형만큼은 재현시켜야 의미가 있는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기수 문화유산청 문화유산분과 위원장은 "우리는 과연 무엇을 기억하려고 하는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며, 단순한 외형 재현을 넘어 21세기 제주대학의 꿈을 담은 새로운 역사가 새로운 공간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무리 좋은 목적을 갖고 있는 건축물이라 하더라도 조형적 상징만이 강조된 건물을 기억과 의미를 회복하는 동시에 미래로 나아가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본 건물이 갖고 있는 역사적 가치, 이를 표현한 김중업 건축가의 20세기 건축사적 가치, 그리고 미래의 제주대 교육이 지향하는 가치의 해석을 함께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박경택 한국건축가협회 제주건축가회 회장은 "지금 중요한 것은 하나의 건축물을 기념비처럼 세우는 일이 아니다"라며 "그 보다는 옛 공간에 지녔던 철학과 질서를 새로운 교육의 공간의 일부로 녹여내는 일을 중점으로 삼아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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