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열일곱번째를 맞은 사려니숲 에코힐링 체험 행사에 많은 도민과 관광객이 찾아 숲길을 걸었다. 강희만기자.
[한라일보] 제주 사려니숲이 남녀노소 누구나 저마다의 속도로 걸으며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받는 산림문화체험장이자 사랑받는 명소로 자리잡았다. 도민은 말할 것도 없고 제주를 찾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사려니숲을 찾는 이유는 뭘까? 아마도 유네스코가 지정한 제주생물권보전지역에 위치해 원시림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풀·나무 향기에서부터 쉴 새 없이 들려오는 새소리만으로도 마음이 안정되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어서일 것이다.
올해 17회를 맞이한 산림문화체험 '사려니숲 에코힐링 체험' 행사가 지난달 30일 개막해 닷새 동안의 일정을 마치고 3일 오후 폐막했다.
제주자치도가 주최하고 산림문화체험 사려니숲길위원회가 주관한 행사 기간 2만여 명의 탐방객이 숲길을 찾았다. 2일에는 비가 내려 일부 행사가 축소되기도 했지만 탐방객들은 비옷을 입거나 우산을 쓰고 숲길을 걸으며 맑은 날씨와는 또다른 숲길의 매력을 만났다.
청정 숲이 주는 이로움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선보였다. 개막식 무대 인근에서는 커피 찌꺼기를 활용한 친환경 키링 만들기와 캘리그라피 부채 만들기, 각자의 소원을 적어 숲길에 다는 소원리본달기, 명상·시낭송·스트레칭이 있는 사려니숲 치유프로그램 등을 선보여 숲에서 소소한 체험의 즐거움을 선사했다.
제주 한달살이 중 에코힐링 체험 행사를 찾았다는 김민지씨는 "사려니숲은 세번째 방문인데, 계절마다 느낌이 다르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숲"이라며 "도심과 멀지 않은 곳에서 원시림의 숲을 만날 수 있는 게 제주가 지닌 매력 중 하나"라고 했다.
자연휴식년제 중이지만 행사 기간에만 한시 개방한 사려니숲길 내 물찻오름 탐방은 올해도 인기만점이었다. 사전예약제로 하루 6차례에 걸쳐 30명씩을 대상으로 진행됐는데, 매회 일찌감치 예약이 마감되며 총 900명이 해설사와 동행해 물찻오름을 올랐다.
특히 제주도는 지난달 30일 에코힐링 행사 개막식에서 '2025 제주포럼'과 연계한 외교문화행사로 사려니숲을 '한국-아랍 친선의 길'로 명명했다. '아크(AKH·Arab-Korea Harmony)'라는 애칭으로 이름붙인 친선의 길 명명식에는 김창모 한국-아랍소사이어티 사무총장, 정병원 외교부 차관보, 주한 아랍 대사 10명이 함께 했다. 한국과 아랍 국가들이 우정을 나누며 산림, 환경, 관광 등 폭넓은 분야에서 교류·협력을 확대하자는 의미있는 한걸음을 내딛은 것이다.
강만생 사려니숲길위원장은 "연간 수백만명이 찾아오는 사려니숲길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품 숲길로, 유모차와 휠체어도 드물게 보이는 명실공히 세대 공감의 길로 자리잡았다"며 "해마다 이맘때 열리는 에코힐링 행사 뿐만 아니라 언제든 찾아 숲과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이로움과 소중함을 느끼면서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받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열린 사려니숲 에코힐링 체험 행사 개막식에서 제주도가 사려니숲을 '한국-아랍 친선의 길'로 명명하는 행사를 열면서 주한 아랍대사 10여 명이 찾았다. 강희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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