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철의 월요논단] 스포츠 스타들은 공인일까 단순 유명인일까

[정구철의 월요논단] 스포츠 스타들은 공인일까 단순 유명인일까
  • 입력 : 2024. 04.08(월) 00:00
  • 송문혁 기자 smhg1218@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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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근래에 유명 운동선수들이 사생활이나 태도가 언론에 노출되며 애국자 또는 파렴치로 낙인이 찍혀 사회적 지탄 대상이나 영웅으로 평가되는 일들이 비일 비재하다. 대체로 비난받는 이유는 그들의 행동거지가 공인으로 부적합하다는 사회적 판단 때문이다. 유명선수들이 일탈행위가 '공인'이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고 지적되는 것을 보며 운동선수가 과연 공인인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결론을 먼저 말하면 그들은 국민적 관심을 받는 유명인은 맞지만 공인은 아니다. '공인'의 사전적 정의는 고위 공직자를 포함한 공무원과 공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그러나 사회에서는 영향력있는 대상에 속하는 종교인, 정치인, 교수, 스포츠 스타들, 연예인, 기업인, 사회 운동가, 방송인, 요즘 떠오르는 인플루엔서나 소위 '떴다'는 사람들을 공인으로 여기는듯하다. 이들 중 공인에 속하는 대상들도 있지만 운동선수, 연예인, 기업인, 인플루엔서 등은 공인보다는 유명인으로 분류해야 할 것이다. 국가대표선수는 공인은 아니지만 국가를 대표해 경기에 출전하여 얻는 성적에 따라 보상되는 연금이나 병역혜택 때문에 사회는 그들을 공인으로 여기며 그에 맞는 처신을 바라는 기대치는 있다. 그러나 활기가 넘치는 젊디젊은 그들에게 공인이라는 올가미를 쒸우고 지나치게 도덕적인 규범을 들이대는 것이 옳은가? 우리는 그들이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들이지만 대부분 인격적 완성이 이루어지지 않은 어린 나이임을 감안해 그들이 생활태도에 즉각적이며 민감하게 대응하기보다 공인으로서 품격을 갖추도록 기다려 주는 아량이 필요할듯하다. 그들은 어릴 때부터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했고 고국을 떠나 외국생활을 하며 그곳 환경에 적응하며 존재를 드러내야 했기에 사회의 규범이나 한국의 정서에 낯설 수 있다. 지난 아시안 컵 축구대회는 그 어느 때보다 막강한 선수들로 구성됐기에 관심이 대단했다. 졸전 끝에 결국 8강에서 탈락해 비난 대상이 되어 대표팀 감독은 무능력을 이유로 퇴출됐고 선수들간 갈등을 방치해 불상사가 생기기까지 선수관리부실과 방만한 협회 운영을 이유로 협회장 퇴진까지 압박받고 있는 상황이다. 갈등의 중심에 있던 선수들은 예의를 모르는 파렴치로 낙인찍혔다. 우리는 대표팀의 경기력과 경기 결과에 예민할 수는 있지만 비본질이라 할 수 있는 그들이 사생활이나 경기장 밖 행동거지를 들추어내어 어떻게든 흠집을 내려는 언론이나 sns에 나도는 온갖 가짜뉴스에 호도되어 흥분하는듯하다. 이런 문제를 접하며 우리사회의 성숙성을 가름해볼 수 있다. 비 본질에 요동치는 여론에 휩싸이지 말고 그들을 교정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동체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도록 기다리고 그들 또한 잘못에 대한 반성으로 인격적 성숙과 국가대표로서의 긍지와 책임감을 느끼고 공인의 자부심을 갖고 처신하기까지 믿고 기다리는 성숙함도 병행되면 좋겠다. <정구철 제주국제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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