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홀로 고고히, 따로 또 같이, 지상을 수놓는

[책세상] 홀로 고고히, 따로 또 같이, 지상을 수놓는
김종범·조용훈의 '제주의 무덤'
  • 입력 : 2023. 03.24(금) 00:00
  •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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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사진가 김종범이 지난 4년간 제주를 드나들며 드론 촬영한 제주의 무덤 사진에, 문학평론가 조용훈이 '지상에 새긴 별'이라는 소재의 글이 더해져 포토에세이집 '제주의 무덤'(몽트 펴냄)으로 엮였다.

조용훈은 김종범 작가의 수많은 작품을 '홀로 고고한' '따로 또 같이' '문명과 만나는' '근원과 함께' '지상을 수놓다'의 관점으로 유형화해 무덤의 존재 방식을 구분한다.

'작가노트'에서 김종범 작가는 "무덤(산담)을 에워싼 기하학적인 자연색의 패턴과 억새 숲을 헤집고 다닌 동물들의 흔적, 그리고 후손들이 일구어 가는 농작물은 자연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생명' 그 자체였다"고 말한다. 그의 사진은 새의 시선으로 시각적인 새로움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는 또 "안타깝게도 제주도를 찾을 때마다 제주 특유의 돌담과 산담들은 점점 사라지는 것을 볼 수가 있다"며 "제주도의 중요한 문화유산이 현대 문명에 의해서 방해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책에 담았다.

조용훈 평론가는 프롤로그에서 "산담은 삶과 죽음 그사이, 아슬한 경계를 구획하고 또는 넘나들며 세속과 숭고, 이승과 저승, 삶과 죽음의 공존을 시각화했다"며 "이 기묘하고 독특한 풍경이 '죽음의 삶' 혹은 '삶의 죽음'의 언어를 동시에 전해 주었다"고 말한다.

그는 또 "무덤을 조용히 응시하면서도 못내 아쉬운 것은, 급격하게 변하는 제주도의 장례문화가 무덤의 존재를 위태롭게 한다는 점"을 짚는다.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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