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덕의 건강&생활] 찢어지는 고통 속에 눈 뜰 때

[김연덕의 건강&생활] 찢어지는 고통 속에 눈 뜰 때
  • 입력 : 2023. 01.18(수) 00:00
  •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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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겨울에는 유독 '안구 건조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대기가 건조해지고 실내 습도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단순히 눈이 뻑뻑한 정도를 넘어 찢어지는 듯한 통증을 반복적으로 겪고 있다면, 안구 건조증이 아닌 '재발성 각막 상피 미란' 또는 '반복 각막 짓무름'을 의심해 봐야 한다.

재발성 각막 상피 미란은, 기존에 종이, 나뭇가지, 손톱 등에 눈을 긁혀 각막 상피가 벗겨지는 사고를 겪었던 이들이 주로 겪는 질환이다. 각막은 우리가 흔히 검은 동자라고 부르는 투명한 조직인데, 가장 바깥 표면에 찰과상을 입고 상피를 그 아래층 기질에 부착시켜주는 부착 복합체가 불안정해지면, 이런 질병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상에 의한 찰과상 외에는 유전적인 요인이나, 당뇨 같은 전신 질환 같은 것들도 원인으로 꼽힌다.

상피가 벗겨진 정도에 따라 증상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안구건조증처럼 약간 불편함을 느끼는 정도부터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경험하기도 한다. 심한 이물감을 느끼거나 눈물을 흘리고, 눈부심 등을 함께 겪을 수도 있다. 건조한 계절에 자주 발현되지만, 계절과 관계없이 언제든 갑자기 생길 수 있고, 일상생활에 반복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재발성 각막 상피 미란은 약물 치료를 통해 발생 횟수를 줄이는 것이 최선이다. 고삼투압 제제 안약(소금성분 안약)은 각막 부종을 줄이고 상피가 잘 부착되도록 돕는다. 환자가 자기 전에 안연고를 윤활제처럼 사용하면 눈 짓무름이 완화된다. 인공눈물을 자주 사용해 건조해지지 않게 관리하는 것도 좋다.

또한 치료용 콘택트 렌즈를 넣어 통증이나 눈물 흘림을 줄일 수도 있다. 상처 부위의 세균 감염을 막기 위해 항생제 안약을 넣기도 하고, 이미 늘어져 다시 붙을 가능성이 없는 상피 조직을 면봉이나 기구로 제거하기도 한다. 심한 각막상피 결손이 발생하면 본인의 혈액으로 자가 혈청 안약을 만들어 쓴다.

상피가 잘 붙을 수 있도록 각막 표면을 인위적으로 거칠게 만드는 방법도 있다. 엑시머 레이저나 다이아몬드 연마기를 사용해 표층 각막을 절제하고 상피 재생을 유도하는 것이다. 주사 바늘로 상피에서 그 아래 기질 표면까지 찔러 일부러 흉터를 유도해 상피가 단단하게 붙도록 할 수도 있지만, 흉터로 인한 시력 저하 가능성 때문에 각막 중심부에 발생하는 경우 시행하지 않는다.

재발성 각막 미란 또는 반복 각막 짓무름은 병명 그대로 반복 발생해 더 불편하고 힘든 질환이다. 기왕 진단을 받았다면, 환자 스스로 미리 점안액이나 안연고 등을 구비해 재발 빈도를 낮추도록 관리해야 한다. 또한 통증이 생기면 미루지 말고 곧바로 안과 진료를 보아 감염 확률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김연덕 제주성모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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