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제주愛 빠지다] (8)정의원 제주경찰청 사이버수사대 팀장

[2022 제주愛 빠지다] (8)정의원 제주경찰청 사이버수사대 팀장
로펌 변호사 사기꾼 잡는 경찰관 되다
  • 입력 : 2022. 08.11(목) 00:00
  • 송은범 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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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반해 제주의 안전을 지키는 파수꾼이 된 정의원 팀장. 제주도민이 된 정 팀장은 내 가족을 지킨다는 마음으로 경찰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상국기자

[한라일보] 서울에서 활약하던 변호사가 제주에서는 사기꾼 잡는 경찰관이 됐다. 율사(律士)의 생활을 뒤로 하고, 직접 사건 현장으로 뛰어들기 위해 제주에 정착한 정의원(34) 제주경찰청 사이버수사대 팀장(경감) 얘기다.

정 팀장은 2019년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직후 변호사 시험에 합격, 로펌에서 변호사로 사회 첫 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수사기관, 특히 경찰에서 수사를 하고 싶다는 바람이 생겼다. 글과 사진·영상으로 마주하는 사건이 아닌 직접 현장에서 증거를 수집하고 범인을 추적하는 경찰이 되고 싶었던 것이다.

이에 정 팀장은 2020년 '변호사 경감 특채'에 합격, 같은해 6월 제주서부경찰서 수사과에서 그토록 원하던 수사를 시작했다.

2020년 경감 특채 합격 직접 사건현장 뛰어들어
"상징적인 곳에서 시작을"… 지원지 제주로 기입

"변호사 경감 특채의 경우 부임지를 정하고 입직하는 게 아니라 입직 후 전국 단위로 발령지를 지원해요. 당시 고향은 포항이었지만, 제주를 지원했습니다. 대학교부터 변호사까지 약 10년 동안 서울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새로운 직업의 새로운 시작은 제주라는 상징적인 곳에서 시작하고 싶었어요."

제주에 정착하기 전 정 팀장에게 제주는 수학여행 때 가본 '관광지'라는 이미지 뿐이었다. 하지만 변호사 시절 재판을 하기 위해 제주에 왔다가 오른 한라산에서 말 못할 감정을 느꼈다.

"제주에 정착한다는 생각은 꿈에도 없었습니다. 그저 쉬러 오기 좋은 휴양지, 관광지로만 생각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재판 일정으로 제주에 온 김에 하루 휴가를 써서 한라산에 올랐어요. 백록담에 도착했을 때 뭐라 형용할 수 없는 벅찬 느낌이 들어 감동을 느꼈습니다. 제주를 다시 생각하게 된 순간이죠."

지금 정 팀장은 누구보다 열심히 제주의 안전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올해 제주에서 평생을 함께 할 반려자를 만나 결혼에 골인했을 뿐 아니라 제주의 치안 특성을 이해, 누구보다 열심히 치안 업무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엔 평생 함께 할 반려자 만나 결혼까지 골인
"고령화 제주… 메신저피싱에 각별한 주의" 당부

"제주경찰은 도민 뿐 아니라 제주를 방문하는 국민 그리고 외국인에 대한 치안을 담당하고 있어 그 역할이 매우 큽니다. 적은 인력으로 많은 치안 수요를 담당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경찰 개개인의 헌신이야말로 제주의 치안을 유지하는 든든한 버팀목이에요. 특히 고령화 속도가 가파른 제주에서 메신저피싱 범죄는 그 문제가 매우 심각한 상황입니다. 주로 자녀를 사칭해 피해자로부터 돈을 편취하는 메신저피싱은 피해자들이 대부분 고령의 노인으로, 돈과 마음의 상처까지 이중으로 고통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꼭 당부하고 싶어요. 모르는 사람이 보내는 메시지는 답장하지 마시고, 의심스러운 링크는 절대로 클릭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등록되지 않은 번호로 가족 지인이 연락온 경우에는 반드시 전화통화로 본인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정 팀장은 이제서야 진정한 제주의 아름다움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제주에서 인생의 동반자를 발견했다는 것에서 나아가 관광객이 아닌 제주인의 시선으로 주위를 둘러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코로나19로 자유롭게 쏘다니지 못했지만, 요즘에는 아내 그리고 강아지와 함께 산책을 하거나 조용한 카페를 찾아 여유를 즐깁니다. 또 최근에는 스킨스쿠버 자격증을 취득, 그동안 보지 못했던 제주의 바다를 음미하고 있어요. 제주는 저에게 사랑하는 아내를 만날 수 있게 해준 가장 의미있는 곳입니다. 제주도민으로, 그리고 제주경찰로 내 가족을 지킨다는 마음으로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겠습니다." 송은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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