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육아 - 이럴 땐] 떼쓰는 아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 주세요

[가치 육아 - 이럴 땐] 떼쓰는 아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 주세요
  • 입력 : 2022. 07.11(월) 10:20
  •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0.95명'. 지난 한 해 제주지역 합계출산율이 사상 처음 1명 아래로 떨어졌다. 이러한 수치는 아이를 낳아 키우기 어려운 현실을 드러낸다. 그 속에는 경제적 문제는 물론 육아·돌봄 부담, 결혼·출산에 대한 가치관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맞물려 있다.

한라일보의 새로운 코너 '가치 육아 - 이럴 땐'은 작은 시작이다. 저출산과 맞닿은 여러 가지 불안과 부담 중 '육아 고민'을 함께 나누는 것으로 발을 뗀다. 같이 묻고 함께 고민하다 보면 '육아의 가치'를 더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에서다. 이를 시작으로 요즘 부모들의 다양한 이야기도 다뤄볼 예정이다. 모두 같이, 행복한 육아의 길을 찾는다.



◇가치 육아 - 이럴 땐

제주도 육아종합지원센터 오명녀 센터장이 '육아 멘토'가 돼 제주도내 부모들의 고민과 마주하는 코너이다. 2주에 한 번 영유아 양육 고민 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눈다. 전문가 조언이 필요한 고민이 있다면 한라일보 '가치 육아' 담당자 이메일(jieun@ihalla.com)로 자유롭게 보내면 된다.

발달상으로 봤을 때 17~18개월에서 24개월까지를 '제1의 사춘기'라고 합니다. 의지가 강해지는 시기이지요. 청개구리처럼 하라고 하면 안 하고 싶고, 앉으면 서고 싶은 시기이기도 합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첫 번째 고민. 만 17개월 아이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요즘 들어 아이의 떼가 많이 늘었어요.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화를 내고 드러눕기까지 합니다. 아직 훈육을 하기는 어린 것 같은데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요?

= 아이의 떼가 늘어 고민이군요. 발달상으로 봤을 때 17~18개월에서 24개월까지를 '제1의 사춘기'라고 합니다. 의지가 강해지는 시기이지요. 청개구리처럼 하라고 하면 안 하고 싶고, 앉으면 서고 싶은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맘때 아이들이 그렇습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인정하는 게 중요하지요. 하지만 맘대로 하게 두면 버릇없는 아이가 될 것 같아 고민하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우선 이유를 찾아보세요. 아이의 행동 앞뒤에는 분명 어떤 이유가 있을 겁니다. 이유 없이 떼쓰거나 화를 내는 아이는 거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엄마를 불렀는데 그 순간 엄마가 자신을 보지 않았다면, 그 작고 미묘한 것 때문에 속에서 발동하기도 하지요.

17~18개월쯤에 '제1의 사춘기'
아이 의지 강해지는 시기이기도
떼쓰거나 화내는 이유 잘 살펴야


신발을 신고 옷을 입을 때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신발을 신어야 하는데 엄마가 도와주는 걸 무조건 싫다고 하는 아이.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단 기다리는 게 중요합니다. 부모가 정한 시간이 아닌 기다릴 수 있는 시간만큼 말이죠. "도와줄까" 물어보는데도 "싫다"고 표현하면 "그래, 혼자 할 수 있다고?"라고 물어보며 아이 옆에서 눈을 맞추며 고개를 끄덕여주는 거죠. 이때도 '그래,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시기이지', '그럴 수 있어'라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신발을 잘 신었다면 "와, 최고"라는 반응보다 "혼자 신발을 신으려고 했구나", "혼자 잘할 수 있네"라고 말해주는 게 좋습니다. 그런 말이 아이의 의지를 더 단단히 만들게 되지요.

아이가 짜증을 내거나 떼를 쓰기 전에 어떤 행동을 할지 미리 예측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아이가 신발을 신지 않거나 옷을 안 입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 선택권을 넓게 주는 것이지요. 여러 개 중에 원하는 것을 고를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근데 이 경우에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부모가 어릴 때 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이 시간이라는 말이 있지요. 몇 분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 줍니다.

훈육이란 아이가 스스로 바꾸고 싶은 마음이 들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아이의 감정을 충분히 읽어주면서도 발달 수준에 맞춰 알아들을 수 있게 설명하는 것이지요.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여기에서 기다리라는 것은 울음을 그치고 떼를 쓰지 않을 때까지 그냥 놔두라는 뜻이 아닙니다. 울고 있는데 모른 척하거나 난 속상한데 누군가 태연하게 굴면 기분이 어떨까요. 열 받고 더 화가 날 수 있습니다. 아이들도 똑같습니다.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떼를 쓰며 뒹군다면 "네가 이렇게 하면 다칠까봐 걱정돼", "이렇게 하면 아플 것 같아"라며 등을 쓸어주고 토닥여주는 것이지요.

훈육은 스스로 문제 해결 돕는 것
"삶의 연습을 한다 생각해 주세요"


마지막으로 질문 하나 드릴게요. '훈육'이란 뭘까요. 아이가 잘못했을 때 "그렇게 하면 안 돼", "이렇게 해야지"라고 가르치기만 하는 건 훈육이 아닙니다. 훈육이란 아이가 스스로 바꾸고 싶은 마음이 들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아이의 감정을 충분히 읽어주면서도 발달 수준에 맞춰 알아들을 수 있게 설명하는 것이지요. 옳고 그름은 반드시 알려줘야 합니다. 이런 의미의 훈육이라면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도 필요하지요.

만약 아이가 건드리면 안 되는 물건을 넘어뜨리는 상황입니다. 이때 "어 넘어졌네, 어떻게 된 일이지"하고 조금 멈추며 아이를 보세요. 그리고 "~야 어떻게 된 일이야?" (아이에게 '엄마는 널 믿어. 무슨 일이 있지 않고선 이렇게 행동할 아이가 아니야'라는 믿음과 신뢰감을 전제로 하는 말입니다)라고 천천히 묻습니다. 아이도 그런 엄마의 모습을 보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미안하고 멋쩍은 마음이 생기게 되지요. 이때 "일부러 넘어뜨리거나 던지면 안 돼", 이렇게 한 번만 말해주세요.

훈육은 이런 거예요. 엄마가 "너!"하고 화를 내면 아이도 "왜!"하고 같이 말이 올라가게 되지만, 이렇게 하면 충돌이 없지요. 아이의 발달 과정도 수용해 주고 행동도 인정해 주는 겁니다. 연습한다고 생각하세요. 삶의 연습 말입니다. 정리=김지은기자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7195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