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동행 희망사다리] (8)우정학사 졸업생들은 지금(상)

[아름다운 동행 희망사다리] (8)우정학사 졸업생들은 지금(상)
우정학사서 학습 능력 높여 대학 진학 성과
  • 입력 : 2018. 03.07(수) 2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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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여고 우정학사 전경.

부영그룹 서귀포여고·삼성여고에 기숙사 기증
올해 기숙사 졸업생 25% 넘게 서울 주요대학에
"규칙적 습관·친구들과 소통 늘어 공부에 활력"


서귀포 지역 고등학교에는 부영그룹이 무상기증한 두 곳의 우정학사가 있다. 2014년 준공·기증식이 열렸던 서귀포여고 우정학사와 2016년 2월 준공식을 가진 삼성여고 우정학사다.

부영그룹은 글로벌 인재양성을 취지로 대가없는 교육분야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기업이다. 지금까지 부영그룹이 건립해 기증한 고교 기숙사와 사회복지시설은 150개가 넘는다. 서귀포 지역의 두 고교도 그에 포함돼 우정학사의 첫 졸업생들이 대학에서 새로운 미래를 그려가고 있다.

▶산남·북 교육 격차 해소에 역할=서귀포여고 우정학사는 2015년 3월부터 가동됐다. 건축면적 총 1332.6㎡에 지상 4층 규모로 지어진 우정학사는 학생 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 27실과 학습실 등을 구비했다.

기숙사 운영으로 서귀포시 동지역만이 아니라 읍면 지역 인재들이 제주시로 향하는 대신 서귀포여고로 진학하는 일이 늘었다. 우정학사가 산남·북 교육격차를 줄이는 데 일정한 역할을 한 셈이다.

우정학사는 대학 진학을 목표로 둔 학생들의 학습 능력도 높였다. 서귀포여고 우정학사를 거쳐간 문현아(숙명여대 문화관광학과 2학년)씨는 "기숙사 생활을 하는 동안 주변 친구들에게 자극을 받아서 성적이 많이 올랐다"고 했다.

서귀포여고가 집계한 2018학년도 대학 입시 현황을 보면 기숙사 3학년 졸업생 중 서울 주요대학에 진학한 학생은 11명에 이른다. 3학년 입사생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숫자다.

▶기숙사 프로그램 다채롭게 운영=2년째 운영중인 삼성여고 우정학사는 28실의 기숙실을 비롯 면학실, 세미나실 등을 갖추고 있다. 3학년 졸업생은 2016학년도 25명, 2017학년도 26명에 이른다.

서귀포여고 우정학사에서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라일보 DB

삼성여고 우정학사 프로그램은 다채롭다. 지난해의 경우 개학전 입사를 통해 우정학사 생활을 미리 체험하는 사전 교육을 시작으로 사생 단합 체육대회, 관심 분야에 대한 주제 연구 활동을 펼치는 혼디·요보록소보록, 학부모 상담 주간, 매주 토요일 활기찬 예능인 프로그램, 신문 읽어주기 등을 운영했다.

삼성여고 우정학사 출신 중에 2018학년도 입시에서 서울 주요 대학에 합격한 인원은 3학년 입사생의 25%가 넘는 7명으로 나타났다. 올해 고려대 영어교육과 새내기가 된 삼성여고 졸업생 오시현씨는 "기숙사는 학생들이 생활하는 공간이어서 자발적으로 회의를 열어 건의사항을 받기도 했고 기숙사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친구들과 더욱 가까워졌다"며 "기숙사와 학교를 오가며 생활하는 동안 규칙적인 습관이 생겼고 친구들과 소통도 자주 할 수 있어서 이런 점이 공부할 때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매력적인 관광섬 제주 사례 연구하고 싶어"


서귀포여고 졸업생 문현아씨
"대학 진학 우정학사 역할 커
공부뿐 아니라 관계형성 도움"


"기숙사 생활을 떠올리면 즐거운 추억이 너무 많아요. 지금의 저를 있게 만든 곳입니다."

서울에서 대학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서귀포여고 졸업생 문현아(숙명여대 문화관광학과 2학년)씨. 그는 2학년 2학기부터 졸업 때까지 우정학사에서 학창시절을 났다. 서귀포여고 우정학사는 문씨가 2학년이 되던 해에 생겨났다. 첫 학기엔 기숙사 생활이 어떨지 몰라 입사를 망설였지만 2학기부터는 줄곧 우정학사에서 지냈다.

"기숙사에 자습실이 있어서 친구들에게 많은 자극을 받았어요. 컴퓨터실에서 인터넷 강의도 듣고 체계적으로 학습을 할 수 있는 점이 좋았습니다."

문씨는 자신이 원하는 대학 학과에 진학할 수 있었던 건 기숙사의 영향이 컸다고 했다. 입시를 눈앞에 둔 3학년 때 특히 성적이 많이 올랐다. 하지만 그에게 우정학사는 공부로만 기억되지 않는다. 같은 방을 쓰고, 기숙사를 오가며 마주치는 친구들과 고민을 털어놓으며 이야기를 나눴던 일이 큰 힘이 되었다.

"저는 기숙사 공동생활에 별 불편을 못느꼈어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생활 습관을 배우게 됐습니다. 공부도 좋지만 친구들과 가깝게 지내고 싶은 후배들이 있다면 기숙사 생활을 추천합니다."

모의고사를 끝내고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떡볶이를 나눠 먹으며 스트레스를 풀던 일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는 그는 현재 대학에서 또다른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문씨는 '관광의 도시' 서귀포 출신이라는 점을 살려 앞으로 제주가 매력적인 관광지로 거듭날 수 있는 질적 관광 사례를 연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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