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준의 문연路에서] 제주농업, 기후변화 대응 전략 시급

[김승준의 문연路에서] 제주농업, 기후변화 대응 전략 시급
이상기후 일상처럼 반복
지속가능 미래 골든타임
  • 입력 : 2025. 04.22(화) 00:40
  • 고성현 기자 kss0817@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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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한반도의 남쪽 끝, 풍요로운 자연을 품은 제주는 오랫동안 우리나라 농업의 중요한 축을 담당해왔다. 감귤, 월동채소, 마늘 등 제주 특산물은 전국 각지의 식탁을 풍성하게 만들어왔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이 푸른 섬의 농업이 기후변화라는 거대한 파도에 흔들리고 있다.

기후변화는 더 이상 머나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는 최근 불확실한 기후 현상에 놀라고, 그 심각성을 체감하고 있다.

제주는 그 지리적 특성상 기후변화에 더욱 민감하다. 최근 들어 사계절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고온·가뭄·열대야·집중호우·태풍 등 이상기후가 일상처럼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농작물의 생육과 수확, 품질, 병해충 발생 등 전반적인 농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제주 농업의 핵심 품목인 감귤을 비롯한 월동무, 양배추, 당근, 브로콜리 등은 기후변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겨울철 기온 상승으로 감귤은 당도가 낮아지고 부패과가 증가하면서 저장성이 크게 떨어졌으며, 월동채소는 발아율 저하, 생육 부진, 작형 불균형 등으로 농가에 큰 어려움을 주고 있다.

이러한 생산량 불확실성과 품질 저하는 곧바로 소비시장에서 수급 불균형과 가격 불안정으로 이어지고, 이는 제주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심각한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제주 농업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이고 체계적인 대응 전략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첫째, 제주에 특화된 농업기후정보 시스템의 구축이 시급하다. 기상 정보와 작물별 생육 데이터를 연계해 농가에 맞춤형 재배 및 방제 정보를 제공하고, 기상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

둘째, 기후탄력적 품종 개발과 재배기술의 개선이 필요하다. 온도 변화에 적응력이 강하고 병해충에 강한 품종의 개발을 확대하고, 수확 시기를 조절할 수 있는 기술 보급이 필요하며, 특히 고령화의 제주 농촌의 현실을 고려할 때, 생력화·자동화 기술의 접목은 반드시 필요한 과제라 하겠다.

셋째, 탄소중립을 위한 구조적 전환도 중요하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유기농업, 스마트팜, 태양광 등의 친환경 농업 모델을 적극 도입하고, 축산 분야에서는 메탄가스 배출을 줄이는 기술 적용이 필요하다.

넷째, 지역 공동체와의 협력과 지속적인 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 기후변화는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라 정책, 경제, 기술이 복합적인 문제인 만큼, 농업인의 인식 개선과 자발적인 참여가 필수이며, 행정과 농업기술원, 농협 등 유관기관이 긴밀히 협력하여 현장 중심의 맞춤형 교육과 컨설팅을 확대하고, 재해 보험과 정책적 지원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기후변화는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지만, 위기 속에서도 우리는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지금이야말로 제주 농업이 체질을 개선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김승준 제주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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