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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제주, 숲이 미래다
[청정 제주, 숲이 미래다 5] (3)조림정책 실태와 방향 (하)건강한 숲을 위해
숲이 건강해야 탄소흡수능력 향상·공익가치 증대
이윤형 기자 yhlee@ihalla.com
입력 : 2021. 06.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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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심기에만 치중… 지역
산림실태·특성 연구 소홀
숲 건강성 유지와 지속가능
산림경영 위해 가꾸기 중요


제주도에서 근대적 의미의 조림의 역사는 100년이 됐다. 일제강점기 당시 조림 정책은 식민지 경영과 산림자원 수탈을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 광복 이후 제주도의 조림 정책은 일제강점기 황폐화된 산림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였다. 국유지를 중심으로 삼나무 등 생장이 좋은 나무들이 집중적으로 식재되기 시작했다. 나무가 거의 없었던 오름 등지에도 조림이 이뤄진 이유다. 이러한 기조는 1980년대 후반 제3차 자원화계획(1988~1997)이 시작되기 이전까지 이어졌다.

심은 지 50여년이 지난 제주시 노루손이오름의 삼나무 숲. 이제는 국유지와 오름 등지에 식재한 나무들을 잘 가꾸고 산림자원으로서의 이용 방안 등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이윤형기자

1970년대 집중적으로 심어진 삼나무 등은 이제 수령이 40~50년 나무로 자라났다. 탄소 흡수원이나, 산림자원으로서의 효용 가치로 볼 때 적정한 시점에 이르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제주도내 오름이나 한라산 기슭에 조림만 하고 간벌이 안된 삼나무는 마치 대나무 같은 생육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 나무들은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집중적으로 식재됐다. 심기만 하고 방치하다시피한 채 수십 년이 흐르면서 삼나무가 마치 대나무처럼 자란 곳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나무 밀집지는 서로 경쟁하다보면 위로만 뻗게 마련이다. 가늘고 길쭉하게 위로만 자라서 산림자원으로서의 가치가 크게 저하된다. 그렇다보니 나무들 간의 경쟁에 의해 죽는 나무들이 늘어나는 등 제대로 생장이 안된다. 이제는 그동안 집중적으로 식재된 나무들을 잘 관리하고 가꾸어 나가는 일이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 2014년 1월 세계적인 과학지 '네이처'는 '대형 고목 한그루가 중형 숲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연구팀이 6개 대륙 열대·온대지방에 서식하는 나무 403종의 성장속도를 조사한 결과, 나무는 나이를 먹고 커다랗게 자랄수록 성장속도가 더욱 빨라진다는 것이다. 큰 나무일수록 탄소를 더 많이 고정한다고 강조했다. 큰 나무 한 그루가 1년간 흡수 고정하는 탄소의 양이 중간크기 나무 수백그루의 숲과 같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그러면서 큰 나무가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줄이는데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지구온난화 예방을 위해 거목들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최근 산림청의 30억 그루 나무심기 계획이 논란이 일고 있는 이유는 30년 된 나무는 탄소흡수능력이 떨어진다고 베어내고 그 자리에 어린나무로 대체하는 것에 대한 우려다. 늙었다고 마구 베어내서 새로이 나무를 심겠다는 발상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제주도의 조림 정책 역시 이런 방식이면 곤란하다.

더욱 관심을 가져야할 것은 심는 것 못지않게 올바르게 자라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제주도의 숲가꾸기 정책도 세심한 전략이 필요하다. 100년 이상된 숲을 만들어 나가려는 정책적 의지가 뒤따라야 한다.

1970년대 초반 제주시 노루손이오름에 삼나무가 처음 식재된 모습.

제주도는 올해 사업비 51억700만원을 투입해 2410㏊의 민유림 숲가꾸기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국유림 숲가꾸기 및 임목생산관리를 위해 지난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숲가꾸기 399㏊, 수확벌채 273㏊를 추진하고 있다. 다양한 산림기능을 고려한 숲 가꾸기로 생태·환경적인 건전성을 유지하고, 다양한 생물종 보존에 기여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숲의 건강성을 유지하고,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을 위해서는 나무를 심는 것 이상으로 숲 가꾸기에도 정책적 역량을 기울여야 한다. 나무를 심기만 하고, 가꾸지 않고 놔두는 것은 나무와 숲을 보전하고 이용하기보다는 오히려 망가뜨리는 것이다. 숲의 건강성이 심각하게 훼손된다. 이것들을 무작정 베어내려고만 하지 말고 나무와 숲의 특성을 감안해 잘 관리하고 가꾸어 나가야 한다. 적정한 간벌은 나무를 튼실하게 키우고 건강한 숲을 가꾸기 위해서 필요하다.

숲이 건강해야 기후변화에 대비한 탄소 흡수능력도 높이고 공익적 가치도 증대시킬 수 있다. 산림의 생태적 건강성을 높이는 효과도 얻게 된다. 질 좋은 목재를 생산하고, 활용 기회를 제공하는 등 산림경영차원에서도 효과적이다. 궁극적으로는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탄소배출 저감에도 기여할 수 있다. 나무를 심고 가꾸고, 숲의 건강성을 유지하면서 친산림, 친환경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순환체계를 가꿔나가는 방향으로 산림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해 나가야 한다.

건강하고 산림자원으로서 지속가능한 숲 가꾸기를 위해서는 가이드라인을 우선적으로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 숲의 건강성, 지속가능성을 위해 벌기령과 영급(수목의 나이)에 대한 지역특성에 맞는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가야 한다.

천연림은 물론 광복 이후 이뤄진 조림 성과와 실태 등에 대한 조사연구, 분석을 통해 제주도 산림의 특성 등을 파악하는 작업이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제주도는 그동안 나무 심기에만 치중했지, 조림 성과나 영급 분석, 기후변화에 대비한 탄소흡수원으로서의 효과 등에 대한 지역적 차원의 연구는 소홀히 했다. 이제부터라도 나무와 숲의 종류, 상태, 지형적 특성 등을 감안한 숲가꾸기 정책을 수립하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

제주도 산림휴양과 관계자는 "1960년대 이후 집중적으로 식재된 조림지는 가꿔야 한다"며 "50년 이상 된 조림지의 나무들은 이제는 적절한 간벌이 필요하고 산림자원으로 이용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 안대는 보존이냐, 가꾸는 보전이냐를 고민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이윤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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