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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인터뷰 출판사 '디어 마이 호근동'
매일 걷던 골목, 보던 풍경 담담하게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1. 05.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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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마이 호근동'에 실린 양순정의 '친구와 꽃구경 하는 날'.

70~80대 호근동의 작가들
그림엽서 작업 단행본으로

20대 시선 더해 세대 전승

80이 넘는 생애 대부분을 한 마을에서 살아 온 이들이 있다. 그들은 강산이 여덟 번 바뀌는 동안 한 마을의 변화를 조용히 지켜봤다. 서귀포에 있는 독립출판사인 ‘인터뷰’에서 오랜 시간의 기억을 안은 이들의 그림을 책으로 묶었다. '디어 마이 호근동'이다.

이 작은 그림책의 작가는 현행량(40년생), 오신춘(41년생), 양순정(35년생), 안태규(37년생), 현정희(34년생), 김춘지(43년생) 등 6명이다. 같은 이름의 동네 책방을 운영하는 출판사가 감염병 시국에 바깥 활동이 어려운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그림엽서 그리기 프로그램을 진행한 게 계기였다. 10여 회에 걸쳐 서로 만나 그림 그리고 이야기를 나눈 과정을 모아 지난해 11월 책방에서 전시회를 열었고 이번엔 단행본으로 뀄다.

70~80대 할머니, 할아버지 작가들이 그린 장면은 단지 "그땐 그랬지"에 머물지 않는다. "어떻게 한 동네에서 80년을 살 수 있을까"란 호기심으로 기획을 하고 글을 쓴 사람 중 한 명인 20대 손녀의 시선이 더해지며 '친애하는' 호근동에서 매일 걷던 골목, 보던 풍경이 세대를 넘어 전승된다.

오신춘 할머니는 '편물하는 나'에서 구덕에 아기를 눕혀 놓고 편물 일을 하며 생계를 꾸렸던 날들을 불러냈다. '친구와 꽃구경 하는 날'의 양순정 할머니는 이제야 꽃을 키우고 바라보며 그릴 수 있는 일상을 즐기고 있다. 김춘지 할머니는 산밭(텃밭)에서 자라는 '양애끈'(양하)을 실감나게 표현했다. 현행량 할아버지는 제사상에 올릴 꿩을 잡으러 호근동 각시바위에 올랐던 때를 '꿩사냥'에 세밀하게 담았고, 현정희 할머니는 '학교가는 나'로 단발머리 시절을 소환했다. 간판 그리는 일을 했던 안태규 할아버지는 "뭘 허든 재미지게 신나게 허민" 병원 갈 일이 없다며 '나 제대할 때' 등으로 그 유쾌함을 풀어냈다.

이들 어르신 작가는 색연필을 잡고 그림을 그릴 때마다 이런 말을 잊지 않았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영광입니다." 작업을 하는 동안 허황된 자랑도, 그렇다고 자기를 깎아내리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단순하지만 소박한 그림으로 이 마을이 "나의 모든 잘못을 다 감싸"(김현철의 노래 '동네')주며 오래오래 남아 주길 바라고 있었다. 인터뷰 책방(서귀포시 중산간동로 8353, 2층)은 이달 28일 오후 5시 '디어 마이 호근동' 북토크를 갖는다. 기획·글 강도희, 유영심.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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