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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정중동(靜中動)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입력 : 2021. 05.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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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적연부동(天地寂然不動) 이기기무식소정(而氣機無息少停)/ 일월주야분치(日月晝夜奔馳) 이정명만고불역(而貞明萬古不易)/ 고군자(故君子) 한시요유끽긴적심사(閒時要有喫緊的心事) 망처요유유한적취미(忙處有悠閒的趣味).

‘천지가 고요히 움직이지 않아도 그 작용은 쉬거나 멈추지 않고/ 해와 달이 밤낮으로 바삐 움직여도 그 운행은 만고에 변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한가한 때일수록 다급한 일에 대처하는 마음이 필요하고/ 바쁜 곳일수록 느긋한 취향을 가져야 한다.’

홍자성(洪自誠)의 채근담(菜根談)에 나오는 말로 비록 하늘과 땅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 듯해도 실제로는 몹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는 비유로 선비의 처신을 이야기 한 대목이다.

미리 준비한다는 것은 미리 아는 것과 같다. 사람은 언제 무엇이 어떻게 될지를 모르고 산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저마다 나름대로 자기의 삶에 대해 여러 가지로 준비를 한다. 그것은 마치 날씨가 좋을 때 돛을 고치라는 영국의 속담과도 같은 이치인 것 같다.

약속한 날짜에 쫓기어가며 일을 할 때도 슬그머니 일어나서 창밖 하늘에 떠가는 구름조각을 바라보다가 계절을 느낄 줄 아는 여유쯤은 가져야 한다. 정중동(靜中動), 동중정(動中靜)은 곧 우주의 원리이다. 따라서 평온하고 한가한 때는 불시에 닥쳐올지도 모를 급변에 대비하고 바쁠 때는 차분하게 마음을 가다듬는 자세가 아쉽다.

업무가 생각대로 되지는 않는 날은 유난히 해야할 일도 많아지고, 민원처리 사항도 많이 생긴다. 급하게 서두르다 보면 항상 원하지 않는 결과가 찾아온다. 마음은 점점 더 바빠지고 일은 안 풀리고 진땀이 난다. 그럴수록 옛 선비들의 처세를 돌아봐야 할 것 같다.

"운전은 차 안에 찰랑찰랑 차있는 컵의 물이 넘치지 않게 해야 하는 것"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이를 설명하는 것 같다. 한가한 때일수록 다급한 일에 대처하는 마음이 필요하고 바쁜 곳 일수록 느긋한 취향을 가지도록 노력하자. <김동한 제주특별자치도 물정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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