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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제주, 숲이 미래다
[청정 제주, 숲이 미래다 1] (1)프롤로그
코로나19로 단절된 일상… 숲은 아낌없이 품는다
이윤형 선임 기자 yhlee@ihalla.com
입력 : 2021. 04.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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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 잃은 사람들 숲에서 치유… 청정 제주 부각
팬데믹·기후변화 대비 숲에 대한 투자·관심 중요
제주도, 산림분야 확대·도시바람길숲 조성 등 추진


4월의 제주섬은 푸르른 신록이 절정을 향해 치닫는 시기다. 한라산 고지대에서부터 펼쳐진 광활한 숲지대는 눈이 시리도록 푸르름을 선사한다. 이곳 녹색지대의 자연생태계를 중심으로 다양한 동식물들이 살아간다. 생명의 녹색지대이자, 화산섬 제주도의 허파 같은 존재다.

한라산을 중심으로 펼쳐진 산림이 제주도의 허파라면 도시숲은 도심속 허파 같은 역할을 한다. 도시숲은 사막 한가운데의 오아시스 같은 공간이다. 미세먼지와 도심 열섬 현상(heat island) 등이 갈수록 빈번해지는 현실에선 도시숲의 존재는 거주 환경과 삶의 질을 좌우하게 된다. 전 세계가 마주하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시대에는 산림, 숲의 중요성은 더 말할 나위 없다. 감염병 위협뿐만 아니라 감염병을 불러오는 기후변화를 대비하기 위한 차원에서도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라산 고지대에서부터 펼쳐진 광활한 숲지대는 화산섬 제주도의 허파 같은 존재로 청정함을 상징한다. 엷은 운무 아래서 살포시 물을 머금은 물찻오름(사진 하단부)이 신비로움을 더한다.

지난해부터 코로나 팬데믹이 지속되면서 사람들은 일상의 큰 변화를 겪고 있다. 감염병 전염 우려에 사람들은 갈 곳을 잃었다. 공공시설 등은 한동안 꽁꽁 닫혔다. 음식점, 영화관이나 박물관 등도 마음 놓고 갈 수 없다. 짧은 여행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교육현장은 비대면으로 바뀌었다. 여전히 5인 이상 사적인 만남은 가질 수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비대면이 일상적 풍경이 된지 오래다. 사람들은 불안과 분노, 우울감으로 이어지는 코로나 블루(코로나19+우울감)에 노출돼 있다.

그러나 자연은, 숲은 사람들을 허락했다. 감염병으로 힘들어하고 불안해하는 사람들을 주저없이 포용했다. 사람들은 숲에서 마음껏 호흡하면서 치유하고 잠시나마 심신의 여유를 찾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3월 2020걷기여행 실태조사 결과 코로나 시대 사람들의 선호하는 야외관광지로 걷기여행길, 공원, 산 등이 꼽혔다. 숲속에서의 걷기 같은 비대면 여행이 안심여행지로 인식되면서 크게 늘었다.

사실상 해외여행이 막히게 되면서 청정 제주는 '코로나 도피처'로 인식돼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명품 숲길로 자리매김한 사려니숲길이나 한라산둘레길 등이 대표적이다. 청정 제주의 자연은 감염병 위기 속에 그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제주도의 산림면적은 8만8022ha에 이른다. 전국 산림면적의 1.4%를 제주도의 산림이 차지하고 있다. 산림은 다양한 혜택을 안겨준다. 그야말로 아낌없이 주는 나무다.

산림청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산림의 공익가치는 연간 221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온실가스 흡수·저장 효과 76조5000억 원, 산림경관 28조 원, 토사유출방지 23조5000억 원, 산림휴양 18조4000억 원 등이다. 국민 한 사람에게 428만 원 상당의 혜택을 제공한다. 어디 이뿐일까. 코로나19 위기는 숲이 가치와 중요성을 새삼 일깨우고 있다.

코로나는 기후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기후변화와 환경파괴의 결과물이란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 2월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은 지구온난화가 식생에 변화를 일으켜 박쥐 종 증가를 초래, 박쥐 기원의 바이러스 창궐을 야기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기온 상승과 일사, 대기 이산화탄소 등 기후 변화로 인한 환경의 변화, 지구온난화가 코로나19의 원인이라고 했다.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 기후변화로 생태계가 훼손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기후변화는 지구환경과 사람들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재앙은 기후변화에서 올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 치명적인 팬데믹이 1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나타나 인류를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숲이 전지구적인 어젠다로 부각되고 있다. UN은 지난 3월 21일 국제 숲의 날을 맞아 "숲의 복원이 회복과 번영의 길"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숲 가꾸기에 국제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코로나19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어떻게 대비해 나갈 것인가는 먼 미래의 과제가 아니다. 당장의 현실적 문제로 닥쳤다. 사회 패러다임의 변화, 이제까지 삶의 방식에도 패러다임의 변화가 예상된다.

코로나19의 억제와 극복에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백신 치료제 개발 등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는 감염병이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이상기후가 빈번해지는 현실에서 어디까지나 임시 처방일 뿐이다. 궁극적인 해법은 산림과 숲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에 달려있다. 이는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가능케 할 것이다.

정부가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여 산림분야에 4차 산업혁명을 위한 혁신적 기술과 정책들을 도입하는 'k-포레스트'(한국형 산림뉴딜)를 추진하는 것도 여기에 있다. 정부는 2050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30억 그루 나무심기 목표를 세웠다.

제주특별자치도 지방정부도 여기에 발맞춰 2050탄소중립 실현, 스마트 그린도시, 제주형 그린뉴딜 등 다양한 정책들을 구상중에 있다. 한라산의 청정 공기를 도심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도시바람길숲 등도 올해 본격 추진될 예정이다. 미세먼지와 폭염, 도심열섬화 등에 대비하기 위한 도시숲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제주도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853억원을 투입, 숲속의 제주 만들기 500만 그루 나무심기를 전개하고 있다.

제주도가 언제까지 청정 환경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청정 제주의 미래는 불확실하다. 진작부터 개발로 인해 애써 가꾼 산림이나 도시숲 등이 훼손되거나 사라지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대로 대처하지 않는다면 미래 세대, 미래 제주는 커다란 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후에 대비한 해법은 다른데 있지 않다. 산림과 숲, 그린 솔루션에 청정 제주의 미래가 달려있다.

이윤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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