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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 황당하고 뻔뻔한 의견들 ‘필터링’ 하라
움베르토 에코 에세이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1. 02.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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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개념 무너진 사회
책과 예술에서 찾는 전망

소설 '장미의 이름'을 쓴 움베트로 에코. 철학과 미학, 대중문화 비평 등 인문학 전 영역을 아우르는 저서를 남겼고 독선과 광신을 경계했던 지식인이다. 2000년부터 2016년 2월 타계 전까지 쓴 55편을 골라 실은 그의 유작 에세이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이 나왔다.

이 책의 이탈리아 원제는 '파페 사탄 알레페: 유동 사회의 연대기'다. '파페 사탄 알레페'는 단테의 신곡 '지옥' 편 첫머리에 나오는 말로 명확한 의미가 없다. 지하 세계의 신이 내뱉은 이 말은 지금 이 사회의 유동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에코의 에세이와 닿는다.

에코는 공동체 개념의 위기와 더불어 오직 자기만 아는 무분별한 개인주의가 생겨났다며 우려를 나타낸다. 이런 사회에서는 누구도 더는 타인의 동반자가 아니다. 법에 대한 믿음을 잃었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남의 눈에 띄는 것이 기준점 없는 개인의 유일한 해결책이 되었다. 무절제한 소비 행태도 그런 것에 속한다. 대상을 소유해서 즐기는 것이 아니라 폭식증 환자처럼 걷잡을 수 없는 구매 충동에 사로잡혀 이 물건 저 물건을 계속 집어드는 것이 목표다. 신형이 예전 것보다 성능에 별 차이가 없는데도 멀쩡한 휴대전화를 폐물로 만들어 버린다.

이런 유동화의 물결 속에서 우리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에코는 그럴수록 현실로부터 도피하지 말고 무관심과 무지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이 과정에서 그가 집요하게 비판적 시선을 보내는 곳은 인터넷이다. 트위터도, 페이스북도 하지 않는다는 그는 '골 빈 인간'이 되지 않기 위한 '필터링'을 주문했다. 온갖 종류의 망상과 비난, 존재하지도 않는 음모, 역사 왜곡, 인종주의, 또는 사실 자체가 틀리거나 부정확하거나 졸렬한 설명이 있는 웹사이트에서 정신 나간 의견들과 잘 궁리해서 내놓은 의견들을 구분한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책과 예술은 한없는 애정을 드러내는 대상이다. 청소년들이 디스코텍 대신 문학페스티벌을 찾는 현상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책은 정보 확산의 주요 수단인 동시에 과거를 알려줄 안전한 매체라고 강조했다. 박종대 옮김. 열린책들. 1만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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