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만 된다는 '쪼그려 앉기' 무릎 건강엔 '치명적'

한국인만 된다는 '쪼그려 앉기' 무릎 건강엔 '치명적'
쪼그려 앉기 체중 7.6배로 슬개골 압박 연골연화증 유발
양반다리 등도 앉을 땐 편하지만 무릎 건강 악화 우려
  • 입력 : 2020. 05.27(수) 14:51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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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 '아시안 스쾃'(Asian squat)을 검색하면 서양인이 쪼그려 앉기에 도전하며 쩔쩔매는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바닥에 발꿈치를 완전히 붙이고 쪼그려 앉는 동작이 서양인들에게 어렵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양반다리'로 불리는 자세도 서양인들은 편안하게 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인 대부분은 쪼그려 앉기, 양반다리 등 자세를 불편함 없이 할 수 있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이러한 자세가 무릎 건강에는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가급적 삼가야 한다고 권한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들이 서양인에 비해 쪼그려 앉기, 양반다리 등을 쉽게 할 수 있는 이유는 관절의 운동 범위가 다르기 때문이다.

 대개 아시아인이 서양인보다 관절 운동 각이 더 커서 쪼그려 앉는 자세를 취해도 불편하지 않다.

 문제는 쪼그려 앉는 자세 자체가 무릎에 부담을 준다는 점이다.

 무릎 앞쪽에는 무릎을 움직일 때 지렛대 역할을 하는 슬개골이 있다. 무릎을 구부리는 각도가 커질수록 슬개골을 압박하는 힘도 커진다.

 쪼그려 앉을 땐 무릎이 128° 정도로 크게 구부러져서 슬개골이 받는 압력 역시체중의 7.6배 정도로 늘어난다.

 슬개골에 무리한 자극을 지속하면 내부 연골이 연해지고 갈라지다가 소실될 위험이 있다.

 진호선 목동힘찬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슬개골에 전해지는 자극이 지속할 경우 연골연화증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며 "요즘에는 20∼30대 젊은 연령대에서도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무릎 앞부분에 경험한 적 없는 통증이 느껴진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슬개골 연골연화증은 쪼그려 앉는 자세뿐만 아니라 갑자기 무리한 운동을 하거나, 무릎을 과도하게 사용해도 나타날 수 있다.

 무릎이 뻣뻣해지거나 앞쪽 부위에서 통증이 생기면 쪼그려 앉는 자세 등을 피하고, 허벅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하는 게 좋다.

 관절 주변의 근육을 단련해줄 수 있도록 의자에 앉아 무릎을 쭉 펴주거나, 바닥에 누워서 두발로 벽면을 밀어주는 등의 스트레칭을 자주 해줘야 한다.

 양반다리를 할 수 있느냐 없느냐도 골반 관절의 차이에 따라 달라진다.

 골반 관절은 다리뼈의 둥근 끝 부위를 엉덩이뼈가 감싸고 있는 구조다. 한국인은 다리뼈 끝이 서양인보다 더 둥글고 엉덩이뼈 길이가 더 짧아 양반다리 자세를 취하기가 더 편하다.

 다만 양반다리 역시 쪼그려 앉기와 마찬가지로 무릎이 과하게 구부러지므로 무릎 건강에는 좋지 않다.

 이 자세는 무릎 주변 인대와 근육의 긴장을 유발하고, 무릎에 가해지는 압력을 높이기 때문이다.

 자극이 지속하면 연골이 마모돼 뼈와 뼈가 닿아 퇴행성 관절염을 유발하고, 통증과 시큰함이 나타날 수 있다.

 무릎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가급적 무릎이 과하게 구부러지는 자세를 피해야 한다. 불가피한 경우 자주 일어나 움직여 주는 것이 좋다.

 또 바닥에 앉을 때 방석을 반으로 접어서 엉덩이를 높여주면 다리를 펴고 앉기 수월해져 무릎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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