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장굴 내부로 빗물 대규모 유입 원인 밝혀졌다

만장굴 내부로 빗물 대규모 유입 원인 밝혀졌다
집중강우 시 동굴내부에 물 차올라 관람 불가능 사례 빈번
지하 스며든 빗물이 용암층 사이 점토질따라 하천처럼 흘러
  • 입력 : 2019. 10.23(수) 10:26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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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암층 단면과 지하수 흐름 모식도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본부장 고길림)는 만장굴과 용천동굴 내 빗물 유출현상을 조사한 결과 제주도 지하의 독특한 빗물 흐름 특성을 새롭게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용암층의 틈새(쪼개진 절리면)로 스며든 빗물은 지하의 용암층 사이에 분포하는 불투수성의 점토질 고토양층에서 모이면서, 그 위를 따라 흘러 마치 하천처럼 이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는 최근 제주지역에 큰 호우를 내렸던 태풍 타파와 미탁이 지난 직후 한라산연구부에서 직접 수행했다.

연간 70만~80만 명이 찾는 세계자연유산 만장굴은 집중강우 때 동굴내부에 물이 차올라 관람이 불가능 해지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원인규명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조사 결과, 동굴 내로 유입되는 빗물은 동굴천정에서 떨어지는 천정낙하수와 동굴벽면의 틈으로 흘러드는 벽면유출수로 구분됐다. 천정낙하수와 벽면유출수 모두 집중강우 후 이틀 이내에 그 양이 급격히 줄어들었으며, 동굴 바닥에 차올랐던 물도 하루 이내에는 그 수위가 낮아져 보행이 가능해졌다.

만장굴 벽면에서 쏟아져 내리는 물



특히 주목했던 점은 벽면유출수가 동굴의 특정 구간에서 한쪽 벽면에서만 대량으로 흘러들거나 혹은 뿜어져 나오는 현상이었다.

만장굴의 경우, 동굴입구에서 용암석주 방향으로 180~220m 구간 2곳, 그리고 480~770m 구간 12곳에서 동굴의 왼쪽 벽면(동쪽 벽면)에서 다량의 빗물 유출이 관찰됐다.

용천동굴은 동굴입구에서 용천호수 방향으로 610m 지점 1곳과 1030~1070m 구간 4곳에서 벽면의 오른쪽(동쪽 및 남쪽)에서 벽면유출수가 관찰됐다.

결국, 북동방향으로 진행하는 용암동굴에 있어 동쪽 및 남동쪽 벽면에서 빗물 유출이 크게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량의 벽면유출수 발생 구간을 집중 조사한 결과 만장굴과 용천동굴 모두 벽면에 붉은 색의 고토양층이 관찰됐으며, 고토양층 윗면을 따라 다량의 유출수가 흘러나오는 것이 확인됐다.

이러한 현상은 지하로 스며든 빗물이 지하의 용암층 사이에 분포하는 불투수성의 고토양층을 따라 흘러나오는 것으로 조사팀은 추정했다.

용천동굴 벽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 줄기



한라산연구부는 고토양과 빗물 흐름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용천동굴 주변 시추코어 자료를 분석해 지하의 고토양층 분포특성을 파악했다. 고토양층은 용천동굴 주변의 지하 8~11m 깊이에 분포하며, 북서쪽 및 북쪽으로 경사져 있었다.

종합하면 용암층의 틈새(쪼개진 절리면)로 스며든 빗물은 용암층 사이에 분포하는 불투수성의 고토양층을 만나, 그 위를 따라 북서쪽 혹은 북쪽으로 흘러가다 동굴 내부 벽면(남동쪽 혹은 동쪽 벽면)으로 유입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고길림 세계유산본부장은 "이번 조사는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용암동굴계가 자체의 화산지질학적 가치와 더불어 제주도 지하로 흘러드는 빗물의 흐름 특징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수문지질학적 가치도 지니고 있음을 새롭게 각인시킨 연구결과"라면서 "현재 진행중인 '제주도 천연동굴 보전관리방안 연구 및 조사'사업과 연계하여 빗물의 유입량, 흐름속도 및 패턴 등 정량적 연구에서도 성과를 도출해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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