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위성곤 제주특별자치도지사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제주국제과학기술원(JIST·제주과기원) 설립이 첫 단계인 입법 과정에서부터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제주과기원 설립을 위한 제주특별법 개정안에 대해 정부 각 부처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24일 제주과기원 설립을 골자로 한 제주특별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학령인구 감소와 더불어 이미 대전·광주·대구·울산에 과학기술원이 설치·운영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제주과기원을 추가 설립할 경우 인재 양성 역량 분산으로 인한 연구·교육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행안부는 또 제주과기원 설립과 각종 특례 부여에는 재정 부담이 수반되고, 지역·대학 간 형평성 및 출입국 특례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므로 사회적 공감대 형성과 관계 부처 간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교육부 그리고 기획예산처도 학령인구 감소, 재정 소요, 타 지역·대학·연구·공공기관과의 형평성 문제 등을 들어 신중 검토 의견을 냈다.
검토보고서는 또한 "개정안에 포함된 외국인 인력 비율 의무화, 포괄출연금 방식의 연구비 지원, 국유·공유재산 무상양여, 출입국·체류 및 자녀 교육 등 광범위한 정주 지원 특례는 타 과학기술원과 일반·대학·연구기관과의 형평성, 예산법률주의 및 재정 건전성, 출입국관리 체계와의 조화, 국민·도민 수용 가능성과 밀접하게 관련된다"며 "향후 국회 심사 과정에서 관계 부처 등의 의견을 폭넓게 청취하고 제도의 필요성, 특례의 범위·수준, 단계적 도입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위 지사가 지난 2월 발의한 개정안은 제주도가 제주과기원의 교원·연구원 및 그 가족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주거시설을 우선 공급하고 국제학교 정원 외·우선 입학, 그 밖의 행정·재정 지원을 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또 제주 무사증 제도에 관광·통과 목적 외에 교육·연구 목적을 추가해 제주과기원 관련 외국인에 대한 별도 체류 특례를 신설했다. 아울러 제주과기원 졸업 외국인에 대해 도지사가 법무부장관과 협의해 창업·취업 준비를 위한 특별체류자격을 부여하거나 비자 취득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대해서도 검토보고서는 지역·기관의 졸업자에 대해 특별체류자격 부여는 형평성 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또한 외국인 교원과 학생 비율을 50%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명시한 개정안 내용에 대해서도 국내 고등교육 관련 법제에서 외국인 비율을 법정 의무로 설정한 사례가 드물고, KAIST의 경우 전체 교원 중 약 19.6%, 전체 학생 중 약 8.4%가 외국인으로 아직 구성원의 과반에 미치지 못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비교적 높은 수준을 의무 규정으로 설정한 측면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검토보고서는 또 "제주과기원을 설립하는 경우에는 별도의 개별 설립법을 제정해 다른 과학기술원과의 법체계상 정합성을 확보하고, 제주특별법에는 설립의 기본 방향과 최소한의 사항만을 규정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개정안은 이날 국회 행안위 전체회의에 상정됐으며, 앞으로 행안위 법안소위에서 본격 논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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