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19 응급출동 1/3은 병원으로 가지 않았다

[사설] 119 응급출동 1/3은 병원으로 가지 않았다
  • 입력 : 2023. 11.01(수) 00:00
  • 한라일보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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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떠오르는 번호가 119이다. 그런데 "다리가 아프니 집에 데려 달라, 병원 외래 진료가 예약됐으니 병원까지 이송해달라"라는 응급하지 않은 신고가 급증하면서 119구조·구급활동이 허탕을 치고 있다.

30일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 새 제주지역 119구급대 출동 건수는 2021년 5만6724건, 2022년 6만3585건, 올해 9월 4만6857건 등이다. 이 중 이송 불필요를 비롯 신고 취소와 환자 없음 등 이유로 구급대가 출동했지만 병원으로 이송하지 않은 건수는 2021년 1만9953건, 2022년 2만1933건 등 전체 출동 건수의 약 35%를 차지한다. 지난해인 경우 하루 평균 60건꼴로 '허탕'을 친 셈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술을 마시고 병원 이송을 요구하거나 외래진료를 위해 119구급대를 부르는 '비응급환자' 이송 건수도 전체의 1.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0조에 의해 비응급환자의 경우 구급 출동 요청을 거절할 수 있다. 그렇지만 119 신고 접수 때 응급과 비응급 상황을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구급대는 일단 출동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비응급 신고 비중이 커지면서 응급환자 발생 시 출동이 늦어져 '골든타임'을 놓칠 우려를 낳고 있다. 119 본연의 활동을 위해 시민의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119구급대가 응급한 환자를 신속하게 이송하는 본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야 한다. 내 자신과 가족, 이웃들의 귀중한 생명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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