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7명 사상 참변에도 바뀐 건 없었다

[초점] 7명 사상 참변에도 바뀐 건 없었다
지난 7월 애월 해안도로 렌터카 사고 이후
제한속도 하향·교통시설 확충 미루는 사이
음주·렌터카… 같은 유형의 사고 또 발생해
제주시 "다소 지체… 이달까지 완료하겠다"
  • 입력 : 2022. 10.05(수) 16:14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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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0일 제주시 애월읍에서 발생한 렌터카 사망사고 현장.

[한라일보] 3명이 숨지고, 4명이 중상을 입은 '제주 애월읍 고내리 렌터카 사망사고'가 잊혀지기도 전에 같은 장소에서 비슷한 유형의 교통사고가 또 발생했다. 이번에도 음주운전이었다.

5일 제주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8시34분쯤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애월항 인근 해안도로에서 A(20대·관광객)씨가 운전하는 렌터카와 B(20대·제주)씨가 몰던 승용차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2명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운전면허 취소 수준(0.08% 이상)의 만취 상태로 렌터카를 몬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하는 한편 사고 조사 결과에 따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상) 혐의 적용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 4일 발생한 사고. 독자 제공

문제는 이번 사고 장소가 7명의 사상자를 낸 렌터카 사망사고와 같다는 점이다. 앞서 지난 7월 20일 오전 3시38분쯤 해당 장소에서 7명이 탄 렌터카가 전복돼 3명이 숨지고, 4명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운전대를 잡았던 20대 남성 역시 면허 취소 기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08%를 웃도는 상태로 렌터카를 몰다 사고를 일으켰다.

이 사고를 계기로 제주도와 제주경찰청 등은 합동점검을 통해 ▷제한속도 시속 50㎞에서 시속 40㎞로 하향 ▷과속방지턱 설치 ▷도로 화살표 표지판(갈매기 표지판) 설치 ▷연석 제거 등을 실시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를 실행하는 제주시에서 예산 등의 문제로 공사를 지체했고, 결국 같은 유형의 사고가 또 다시 발생한 것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공사금액 산정과 업체 선정, 계약까지의 절차를 진행하면서 시간이 다소 지체됐다"며 "늦어도 이번 달 안에는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에서 발생한 렌터카 교통사고는 2017년 521건, 2018년 513건, 2019년 607건, 2020년 494건, 지난해 603건이다. 올해도 지난 7월 기준 302건의 렌터카 교통사고로 5명이 사망하고, 492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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