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뱃길 삼킨 코로나… 취항 3개월만에 운항 중단

제주 뱃길 삼킨 코로나… 취항 3개월만에 운항 중단
선라이즈제주 휴항… 5년 만에 열린 항로 다시 닫혀
제주관광공사 성산항 지정면세점 덩달아 '개점휴업'
나머지 뱃길도 침체 1만원 항공권에 경쟁력서 밀려
  • 입력 : 2020. 11.03(화) 17:49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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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제주 뱃길마저 집어삼켰다. 제주 뱃길 이용객은 1년 만에 30% 이상 줄었고, 경영난에 부딪혀 취항 3개월 만에 운항을 중단한 여객선사도 나타났다.

3일 서귀포시와 부산지방해양수산청 제주해양관리단에 따르면 서귀포시 성산항과 전남 고흥군 녹동항을 잇는 여객선 '선라이즈 제주'가 내년 1월31일까지 운항을 중단한다.

'선라이즈 제주'는 에이치해운이 운항하는 카페리 여객선으로 올해 7월16일 성산∼녹동 항로에 취항했다.

에이치해운은 당초 운항 점검을 이유로 10월4일부터 그달 15일까지 휴항하겠다고 서귀포시에 신고했다가 얼마 안돼 휴항 기간을 그달 31일까지로 한차례 연장했다. 그러나 10월31일이 다 되어서도 운항을 재개하지 못하고 휴항 기간을 내년 1월말까지로 다시 연장했다. 이번엔 휴항 이유로 경영 악화를 내세웠다.

시는 선라이즈 제주의 여객 정원이 630여명이지만 하루 평균 여객 수송 실적이 정원의 10분의1 수준인 60여명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에이치해운 관계자는 "코로나 19여파로 여객 수요가 크게 줄어 경영 수지가 악화됐다"며 "휴항이 불가피했다"고 전했다.

선라이즈 제주의 휴항으로 성산과 다른 지방을 잇는 뱃길은 또 굳게 닫히고 말았다. 성산 항로는 지난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사태 때도 여객 수요 감소로 그해 10월부터 올해 7월 운항이 재개될 때까지 약 5년간 오가는 선사 하나 없는 끊긴 뱃길로 남아있었다.

5년 만에 문을 열었던 제주관광공사 성산항 지정면세점도 덩달아 휴업했다. 공사 측은 성산 항로가 재개된다는 소식에 올해 8초월부터 성산항 면세점 운영을 다시 시작했지만 3개월도 채 못가 휴업했다. 선라이즈 제주는 다른 지방과 성산을 오가는 유일한 여객선이며 공사가 운영하는 성산항 면세점은 여객선 승객만 이용할 수 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성산~녹동 뱃길이 조속히 재개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나머지 뱃길도 사정은 비슷했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제주항과 다른 지방을 잇는 6개 항로의 여객선 이용객은 73만240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0만1243명에 견줘 33% 감소했다.

해운당국은 제주 뱃길 침체 이유로 코로나 19사태 이후 항공권과 비교해 낮아진 가격 경쟁력과 감염 우여에 따른 여객선 기피 현상 등을 꼽았다.

부산지방해양수산청 제주해양관리단 관계자는 "코로나 19사태로 위축된 항공 시장을 회복시키기 위해 항공업계가 경쟁적으로 1만원대 특가 항공권을 내놓으면서 여객선은 가격 경쟁력에서 뒤처지고 말았다"며 "상대적으로 긴 이동 시간에 가격 경쟁력에서도 밀리다보니 여객선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꺼번에 많은 승객을 태워 이동하는 여객선의 특성상 감염 우려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던 같다"며 "뱃길 수요가 되살아나려면 코로나19사태가 종식되는 것 말고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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