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제주 해상교통 집중 진단

[특집]제주 해상교통 집중 진단
제주 뱃길 황금노선 급부상… 유례없는 전성시대 구가
  • 입력 : 2011. 04.22(금) 00:00
  • 김기현 기자 gh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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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상교통 전성시대 열다 

제주 해상교통 전성시대 열다 

▲제주를 기점으로 한 해상교통이 황금노선으로 급부상하면서 여객영업이 바야흐로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역사적으로 동북아시아 뱃길의 전략 요충지로 꼽혔던 제주도 해상교통이 유례없는 전성시대를 구가하고 있는 것이다. 사진은 항공에서 바라본 제주항 전경. /사진=한라일보 DB

주 5일 근무제로 수요증가에 대형·고속화 영향
성산~장흥 쾌속선 '대박' 터뜨리며 호황 견인차
연내 신규 5개 노선에 쾌속선·위그선 취항 전망
해운공사 설립 등 통해 장기 발전전략 서둘러야

제주를 기점으로 한 해상교통이 황금노선으로 급부상하면서 여객영업이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역사적으로 동북아시아 뱃길의 전략 요충지로 꼽혔던 제주도 해상교통이 유례없는 전성시대를 구가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제주 해상교통은 작년 여름 이후 성산~장흥간 노선이 1시간 50분대 주파라는 최단 시간내 운항 메리트로 '대박'을 터트리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대부분 전남·전북지역을 중심으로 새 뱃길노선을 준비하는 업체들이 이어지는가 하면 기존 노선에선 쾌속선 투입 바람이 일면서 제주기점 해상교통을 둘러싼 한바탕 '전쟁'을 예고하는 형국이다.

▶여객노선 현황 및 이용객 추이=제주도 기점으로 한 여객선은 현재 제주~부산, 제주~목포, 제주~인천, 제주~완도, 제주~녹동, 성산~장흥, 제주~평택, 모슬포~가파·마라도 등 8개 항로 15척이 다니고 있다. 여객선 항로중 부산·목포·완도의 경우 전통 노선으로 인식되지만 인천·녹동노선이 지난 2003, 2004년 선보여 여객선 노선 다양화시대를 열었고, 작년 이후 성산~장흥 및 제주~평택노선의 새로운 취항은 본격적인 뱃길 경쟁시대를 예고했다.

이처럼 제주기항 여객선이 최근 몇년 새 크게 늘자 지난 2002년까지 연간 80만명대에 머물던 여객수송실적이 2003년부터 100만명시대를 맞았는가 하면 2005년 110만여명, 2007년 140여만명, 2008년 175만여명, 2009년 187만여명, 2010년 228만여명 등으로 비약적인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제주 뱃길을 이용한 나들이객이 지난 2000년대 들어서면서 작년까지 10년 동안 매년 5~23%씩 증가할 정도로 여객업계가 호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제주 해상교통은 이 같은 호황세에 힘입어 연내 7척의 쾌속선·위그선·카페리 등이 추가 취항할 것으로 예상돼 주목된다. 전남 강진 마량~제주간 1시간대 쾌속선, 해남 우수~제주 5000톤급 카훼리, 성산포~통영 4000톤급 카훼리, 여수~제주 쾌속선 및 카훼리, 군산 비응항-애월항 위그선, 완도~제주 위그선 취항 등이 그것이다.

▶제주 뱃길 왜 호황인가=제주를 기점으로 한 여객선업의 호황은 무엇보다 주5일 근무제 정착으로 인한 관광수요 증가에다 여객선의 대형화·쾌속선화를 통한 상품 다양화가 큰 몫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성산항의 대박 행진은 이같은 해석을 충분히 뒷받침하고 있다. 기존 제주항 노선을 과감히 벗어나 현대인들이 중요시하는 '시간' 개념을 십분 활용, 항로를 최대한 짧게 해 1시간 50분대에 주파할 수 있는 성산~장흥으로 잡은데다 저렴한 가격 등의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또 일부 여객업체가 대형 여객선을 앞세우고 노선의 다양화 차원에서 제주~인천에 이어 제주~평택노선까지 신설, 경기·수도권 뱃길 이용객 공략에 나선 점도 해상교통의 호황을 가능케 했다. 여기에다 뱃길 이용객들이 제주 관광에 나설 경우 교통·숙박·음식 등에서 불편이 없도록 지역주민, 업소, 지방자치단체 등의 능동적 대응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제주를 기점으로 한 여객선업의 호황은 무엇보다 주5일 근무제 정착으로 인한 관광수요 증가에다 여객선의 대형화·쾌속선화를 통한 상품 다양화가 큰 몫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사진은 제주항을 통해 제주를 찾은 다른 지방의 수학여행 학생들. /사진=한라일보 DB

실례로 작년 여름 취항한 성산~장흥노선 카페리여객선의 경우 연일 하루 평균 이용객이 1400여명에 이를 정도로 대박행진을 이어나가자 성산포지역 민·관의 대응은 빨랐다. 음식·숙박업소가 북적대면서 상인들을 중심으로 친절서비스에 주력했는가 하면 지자체는 여객터미널 보수작업에 이어 항내 동방파제 및 기타 시설 보강에 30개월동안 52억여원을 투입할 예정이고 성산항에서 제주시로 오는 시외버스노선을 신설할 정도로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 제주관광공사(JTO)는 성산항이 여객선 이용객으로 북적대자 항내 내국인면제점 운영을 놓고 서로 자기네가 맡아야 한다고 맞설 정도로 의외의 현상들도 벌어지고 있다.

▶해상교통 장기전략=항공 대체수단으로 급부상한 제주 해상교통은 이제 장기적으로 하드웨어적인 항내 기반시설 확충 및 운용과 소프트웨어 차원의 이용객 편의시설, 여객선 정보와 각종 제주관광정보 연계 제공 등의 면에서 이용객 눈높이에 맞춘 전략을 한층 강화해 나가야 한다.

제주자치도가 제주해양자원의 개발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해상교통과 물류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논의 중인 제주해운공사 설립 방안은 주목받을만한 대목이다. 날이 갈수록 뱃길 이용객이 늘고 카페리·쾌속선·위그선 등 다양한 여객선 취항이 예상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또 제주항 외항 2단계 공사가 올 8월 준공되면 뱃길 이용객 증가로 여객선 증선 및 신규 취항 수요 증가 등에 따라 여객선 이용 선석도 상당부분 확대, 조정될 전망이지만 향후 추가 선석 수요를 맞추기 위한 도내 다른 항만 공사 여부도 지금부터 검토돼야 한다.

이와 함께 일부 제주항 여객터미널의 경우 인터넷시스템 미비로 운항 스케줄이나 요금 등 각종 정보 제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현실은 미래의 해상교통을 위해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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