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이 술…술…/제1회 전도 중·고등학교 논술대회]논술대회 문제(중학교)

[논술이 술…술…/제1회 전도 중·고등학교 논술대회]논술대회 문제(중학교)
  • 입력 : 2007. 09.29(토)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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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15일 제주제일고등학교에서 개최된 제1회 전도 중·고등학생 논술대회에서 출제된 문제, 모범답안, 최우수 작품, 심사평을 소개한다. 이 대회는 논술을 통해 창의적인 사고력과 종합적인 분석력을 배양함으로써 21세기가 요구하는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해 한라일보사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의정회가 주최하고 제주특별자치도논술면접교육연구회가 주관했다. (편집자 주)

※출제 및 해설: 문덕찬(제주서중 교사)·장 훈(한림여중 교사)

논술대회 문제(중학교)

논제: <제시문 1>에서는 조나단과 다른 갈매기들이, <제시문 2>에서는 은빛연어와 눈맑은연어가 자신들의 삶의 목적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어떤 입장이 바람직한 삶의 태도인지 자유롭게 생각하여 결정한 후, 제시문의 내용을 참고하여 적절하고 타당한 이유(논거)를 들어 논술하시오.

<제시문 1>

해변에서 먹이가 있는 곳까지 날아갔다가는 다시 해변으로 돌아오는 갈매기들, 그 이상의 것은 힘들게 배우려 하지 않는 갈매기들…. 이들 갈매기들에게는 나는 것보다 먹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그러나 조나단에게는 다른 그 어떤 것보다도 나는 것이 더 중요했지요. '다른 친구들이 나를 따돌리는 것도 당연해. 하지만 어쩔 수 없어.'

이 조나단은 여전히 무리에서 떨어져 연습에 열중하는 것이었어요. 수면 가까이로 날다가 가볍게 내려앉는 연습을 수백 번이나 되풀이했습니다.

'도대체 저 애는 어쩌자고….' 조나단의 부모는 늘 걱정이었지요.

어느덧 조나단은 한 가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해면 위로 바짝 붙어 나는 것이 공중 높이 날 때보다는 힘이 덜 들고 더 오래 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바다 위에 내려앉을 때도 조나단의 자세는 특이했습니다. 다른 새들은 두 다리를 쭉 펴고 물을 철벅 튀기면서 내려앉곤 했지만, 조나단은 발을 몸통에 바싹 붙인 채 바다 표면에 길게 자국을 남기면서 미끄러져 내려앉았지요.

모래사장에 길게 미끄러져 내려앉은 다음, 조나단은 자신이 얼마만큼 미끄러졌는지 그 자국을 재어 보곤 했습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본 조나단의 부모님은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어요.

"조나단, 도대체 넌 왜 그 모양이니? 어째서 유별난 짓만 골라서 하는 거지? 우리 갈매기들은 수면 가까이로 나는 짓 따위는 하지 않아. 펠리컨이나 알바트로스 같은 새나 하는 짓이라구. 더더구나 통 먹지도 않으니 도대체 어쩌자는 거냐. 넌 뼈와 깃털만이 앙상하게 남아 있어."

"뼈와 깃털뿐이래도 상관 없어요, 어머니. 난 단지 알고 싶을 뿐이에요. 내가 공중에서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를요."

"조나단아, 여길 좀 봐라." 보다 못해 아버지가 부드럽게 입을 열었습니다.

"이제 멀지 않아 겨울이 닥쳐온다. 그러면 고깃배도 줄어들 거고, 수면 가까이에서 떠돌던 물고기들도 바다 깊이 들어가 버릴 거야. 네가 꼭 연구를 해야겠다면 먹이를 어떻게 얻을 수 있을지, 그런 것이나 연구를 하려무나. 비행술인가 뭔가도 좋다만, 그 비행술이 밥을 먹여 주는 건 아니잖니. 우리가 날아다니는 것은 먹기 위해서라는 걸 잊지 말아라."

조나단은 고분고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리고 며칠 동안은 다른 친구들과 똑같이 행동하려고 애썼어요. 방파제와 고깃배 주위를 떠돌며 꽥꽥 소리를 지르고 다투기도 했어요. 빵조각이나 물고기가 눈에 띄면 쏜살같이 날아 내려가 잡아채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일들은 암만 해도 시시하게만 여겨지는 것이었어요.

어렵사리 멸치 한 마리를 부리로 낚아챈 조나단은 그걸 늙은 갈매기에게 주어 버렸습니다. 슬그머니 그 갈매기 앞에 떨어뜨려 준 것이에요.

"아, 얼마나 부질없는 시간인가. 이럴 바엔 비행 연습을 하는 편이 더 나을 뻔했어." 조나단은 어느 틈엔가 홀로 먼 바다로 날아가고 있었어요. 비행 연습을 하는 동안은, 배가 고파도 행복했습니다. <갈매기의 꿈 / 리처드 바크>

<제시문 2>

"우리는 알을 낳기 위해 지금 우리가 태어난 상류로 가는 거야." 잠자코 듣고 있던 은빛연어가 머리를 흔들며 물었다. "상류에다 알을 낳기 위해서? 오직 그것 때문에?" 눈맑은연어가 침착하게 말했다. "그게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야." "그만, 그만해!" 갑자기 은빛연어는 눈맑은연어의 말을 끊었다. 그는 머릿속이 복잡해진 것이다.

'모든 연어들이 죽음의 고비를 숱하게 넘기면서 여기까지 왔다. 앞으로도 적지 않은 어려움들이 연어떼를 가로막을 것이다. 그런데 이 험난한 고비를 넘기고 살아남은 이유가 고작 알을 낳기 위해서라고? 연어들이 만나서 사랑하고 결혼하는 것이 모두 알을 낳기 위해서라고?'

은빛연어는 이 사실을 믿고 싶지가 않았다. '알을 낳기 위해 사는 것이 먹기 위해 사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분명히 삶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은빛연어는 눈맑은연어에게 말했다.

"우리가 강을 거슬러 오르는 이유가 오직 알을 낳기 위해서일까? 알을 낳기 위해 사랑을 하는 것, 그게 우리 삶의 전부라고 너는 생각하니? 아닐 거야. 연어에게는 연어만의 독특한 삶의 이유가 있을 거야. 우리가 아직 그것을 찾지 못했을 뿐이지. 그 이유를 찾지 못하면 우리 삶이란 아무 의미가 없는 게 아닐까?"

"글쎄, 네 생각이 틀렸다고 말하지는 않겠어. 어쨌든… 나는… 알을 낳아야 해. 그 누구도 아닌, 너와 나의 알을 말이야."

눈맑은연어는 은빛연어에게 부풀어 오른 하얀 배를 보여주고 싶었다. 은빛연어에게는 마음의 눈으로 알을 한번 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상류로 가서 뱃속에 있는 알을 낳는 일, 그 중요한 일을 선뜻 이해하지 못하는 은빛연어가 자꾸 안쓰럽게 여겨지는 것이었다. <연어 / 안도현>

[모범 답안]

콜롬부스와 같은 개척자들의 미지의 세계를 향한 끊임없는 도전정신이 오늘날 문명과 과학을 발전시켰다. 지금도 새로운 것을 찾아 도전하고 창조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의 삶은 점점 더 풍요롭고 편리해지고 있다. 그러나 과연 이렇게 사는 것만이 보람 있고 참다운 삶인가 하는 문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보다 높은 이상과 가치를 추구하며 사는 것은 누구나 한번쯤 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눈맑은연어처럼 은빛연어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상류로 가서 은빛연어와 함께 뱃속에 있는 알을 낳는 일을 삶의 목적으로 생각하는 삶 또한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이 세상에 태어나 이름 없이 살다가 생을 마감한다. 그렇다고 이렇게 살다가 간 사람들의 삶이 무의미했다고 볼 수는 없다. 제각기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충실하게 살다가 후손에게 자신의 자리를 조용히 물려주고 이 세상을 떠나는 것이다.

세상에 태어나서 부모님께 사랑받고 또 누군가를 사랑하고 결혼하고 자식을 낳고 키우며 그렇게 평범한 인생을 살다 가는 것이다.

갈매기 조나단처럼 끊임없이 도전정신을 발휘하여 새로운 것을 개척하는 삶도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런 삶은 시련과 고통만을 가져오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그런 삶은 누구나 다 거쳐야만 하는 삶은 아니다. 물론 사람이 살아가면서 조나단처럼 도전해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으며 대부분의 삶은 자신에게 주어진 평범하고 사소한 일들을 성실하게 지키며 살아간다.

은빛연어는 알을 낳는 일을 사소하고 평범한 일로 여겼지만, 그래서 무엇인가 독특한 삶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눈맑은연어는 그런 은빛연어를 안타깝게 생각하며 상류로 헤엄쳐 가서 너와 나의 알을 낳은 것을 중요한 삶의 목표로 삼았던 것이다.

평범함 속에서 삶의 참된 의미를 찾고 있는 눈맑은연어야말로 알을 낳아 그 알들이 자라 태평양을 건너갔다가 돌아와 다시 폭포를 거슬러 오르게 하는 전혀 평범하지 않은 삶의 중요한 가치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최우수작]송한솔(한라중학교 3)

우리 인간은 모두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기를 꿈꾼다. 오직 한 번 밖에 살 수 없는 삶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 지금 살고 있다. 그리고 내가 살고자 하는 삶, 바람직한 삶의 태도는 조나단과 은빛연어의 삶이다.

그 이유는 첫째, 그들은 그들만의 세계를 꿈꾼다. 갈매기는 먹는 것이 최우선이며 연어는 알을 낳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생각. 하지만 조나단은 남들과 달리 날기를 원했고 은빛연어는 번식이 아닌 자신의 독특한 삶의 이유를 알길 원했다. 물론 그들을 제외한 다른 무리들은 쓸모 없는 짓이라고 하지만 조나단과 은빛연어는 자신이 속해 있는 집단의 고정관념을 스스로 깬 것이다. 그리고 그들만의 유토피아를 찾아 나섰다.

둘째, 그들은 자신의 꿈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다. 조나단은 자신이 뼈와 깃털뿐이라도 비행을 할 수 있다면 상관 없다고 한다. 은빛연어도 자신의 삶의 이유를 찾지 못하면 삶의 의미는 없다고 한다. 살아오면서 자신 빼고는 모두 비슷하게 살아가는 무리를 보면 끝없는 외로움과 고독에 그 꿈을 포기하고 싶었을 법도 한데 그들은 꿋꿋히 자신의 길을 갔다. 남들과 다르다는 그 이질감 속에서 홀로 훌륭히 자신만의 신념을 지켜낸 것이다.

셋째, 그들은 현실에 안주하려 하지 않는다. 조나단은 아직 능숙하게 날지 못하고 은빛연어 역시 연어만의 삶의 이유를 알지 못한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이 언젠가 해낼 수 있으리라 믿으며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또 나아간다. 현실에 안주하며 먹이나 많이 먹고 알을 낳으며, 누구나 다 그렇게 하듯이, 살아가는 다른 무리와는 다르게 현재를 넘어 미래를 바라보는 그들이야 말로 끊임없이 발전해나가는 존재로 우리가 꿈꾸는, 그리고 꿈꾸어야 할 상인 것이다.

사람들은 아무 고통없이 편안하게 살기를 원한다. 어쩌면 조나단을 제외한, 은빛연어를 제외한 나머지의 우리들이 편안한 삶을 살고 있는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것만 받아들이며 사는게 진정한 삶일까? 이 나라의 청소년으로써 나를 위해서라도, 그리고 대한민국을 위해서라도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적극적으로 내가 먼저 시도하고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수상작은 첨삭지도를 하지 않은 원안 그대로를 싣습니다.

[심사평] 장 훈(한림여중 교사)

중학생에게는 논술이라는 용어가 고등학생만큼 가까이에 있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답안들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시험장에 들어서서 문제를 받으면, 우선 논제 분석을 제대로 해야 한다. 이 대회의 논제를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무엇을 쓸까? A 입장(조나단, 은빛연어 - 변화, 진보)과 B 입장(다른 갈매기들, 눈맑은연어 - 안정, 보수) 중 하나를 선택하여 쓰라.

2. 어떻게 쓸까? 타당한 근거를 들어 쓰라.

3. 그 외의 것은? 제시문을 참고하라.

대부분의 학생들이 1번 항목에서부터 분석을 하지 못했다. 이 분석을 제대로 하지 못해 논술이 아닌 수필이 되어 버린 글들이 많았다. 논제를 분석하는 것은 훈련을 통해서 가능하다.

다음으로 유의 사항을 눈여겨 보아야 한다. 서론·본론·결론의 3단 구성은 흉내만 내고만 글들이 많았다. 3단 구성을 구분하는 것은 글자의 수가 아니라 내용이다. 서론에는 서론에 알맞은 내용을 결론에는 결론에 알맞은 내용을 써야 한다.

분량의 문제도 그렇다. 분량을 정하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분량에 맞추어 쓰는 능력을 보겠다는 것이다.

또한 논술을 할 때 무턱대고 생각나는 대로 쓰는 것이 아니라, 개요(글의 짜임)를 먼저 작성하고 그에 따라 논술을 해야 한다. 문제지에 간단하게 메모를 하는 것도 좋다.그 외에 띄어쓰기, 맞춤법 등도 평소에 훈련을 하여야 한다. 특히 어색한 문장의 경우가 그러하다. 문장이 길어지면 주어 서술어의 관계가 모호해지고, 이상한 문장을 만들게 된다. 그러므로 논술을 할 때는 짧은 문장으로 쓰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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