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내 불가론 속 김종인측 "비상식적" 해명 왜?

통합당 내 불가론 속 김종인측 "비상식적" 해명 왜?
황교안 '김종인 모시기' 난항…반대론 속 '대체인물'까지 거론
"6:4 정도로 부정적 기류 강해져"…일각 이완구·박형준 거론
  • 입력 : 2020. 03.15(일) 18:06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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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미래통합당 4·15 총선 선거대책위원장 영입이 계속 미뤄지면서 그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선대위원장으로 거론돼 온 김 전 대표는 이후 황교안 대표가 영입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내정 상태나 마찬가지로 여겨졌다. 황 대표는 김 전 대표 영입에 반대하는 일부 최고위원들에게 "(김 전 대표가 안 된다면) 대안이 있느냐"고 되묻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5일 통합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13일 공천 잡음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 이후 기류가 급변했다.

황 대표는 김 위원장이 빠진 공천관리위의 존속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같은 날 저녁 서울 모처에서 긴급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한 자리에서 대다수 최고위원으로부터 김 전 대표에 대한 거센 반발을 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가 서울 강남갑에 전략공천이 확정된 태영호 전 북한 주영대사관 공사에 대해 "국가적 망신"이라고 말했다는 한 언론 인터뷰가 보도된 이후 통합당 지도부에서는 이 발언이 매우 부적절하다는 인식이 강해졌다는 게 일부 최고위원들의 전언이다.

이를 두고 김 전 대표가 당 밖에서 거듭 통합당 공천에 문제를 제기하며 보수층 사이에서 반감을 높인 것이 그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당장 당의 '투 톱'의 한 축인 심재철 원내대표가 김 전 대표의 사과를 요구했고, 태 전 공사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김 전 대표의 언급을 "뿌리론"으로 지칭하며 "이승만 전 대통령과 김구 선생도 이북 출신이다"라고 강변했다.

특히 김 전 대표 영입에 반대하는 인사들은 "'경제 전문가' 김 전 대표 영입이 가져올 메시지의 무게감이 떨어졌다. 경제 악화와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국민이 정권을 심판해줄 것"이라며 "공천 잡음의 화살이 황 대표에게 돌아오는 상황에서 김 전 대표를 영입하면서 추가 리스크를 안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황 대표는 14일 오전 김 전 대표와 직접 접촉했으나, 이후에도 김 전 대표를 영입할지를 놓고 뚜렷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고민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6대 4 정도로 김 전 대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해진 상황"이라며 "김 전 대표 영입을 결정하지 못한 것을 보니 결정권을 쥔 황 대표가 딜레마에 빠진 것 같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황 대표가 사실상 김 전 대표 영입 의지를 접고 대체 인사를 물색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새 선대위원장 후보로는 애초 최고위 차원에서도 의논된 적 있는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총리는 지난 1월 28일 불출마와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중도·보수 통합의 산파 역할을 맡은 박형준 전 혁신통합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과 대학 교수 등 경제 전문가도 물망에 오른다고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전했다.

또 다른 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황 대표가 홀로 선대위원장을 맡는 것도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다만, 김 전 대표 영입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상태로도 보기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김 전 대표가 최근 태 전 공사에 대해 한 발언과 관련, 주말 사이 언론 인터뷰에서 "이 사람 자체를 거부하는 게 아니다. 그런 분은 지역구보다 차라리 비례대표로 출마하는 게 더 정상적이라고 얘기한 것"이라며 진화에 나선 점은 최근 당내에서 자신을 둘러싸고 불거진 논란이 가라앉기를 기다리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는 대목이다.

김 전 대표 측근으로 알려진 최명길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태영호 국가망신' 인터뷰 기사에 대해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가 김 전 대표가 전언 형식으로 던진 사담(私談)을 인터뷰 형식으로 기사로 쓴 것이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대화의 주된 내용은 이번 총선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정권 심판을 원하는 유권자의 마음을 통합당이 잘 담아내서 결과를 낼 수 있을지 걱정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며 "사적 대화에 잠시 동석해 들은 이야기를 인터뷰라고 기사를 쓴 언론의 행태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태 전 공사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 전 대표의 소위 '뿌리론'은 남한에 고향을 두지 않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에서 누려야 할 권리와 역할에 대한 부정"이라며 "정정당당히 살아가는 탈북민들과 실향민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말"이라고 거듭 비판한 뒤 사과를 요구했다.

김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여러 상황을 종합하면 김 전 대표가 선대위원장직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며 "시작이 이번 주 초냐, 중반이냐의 문제일 것"이라고 주장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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