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미투 온라인센터 운영 석달째… 피해접수 단 5건

제주 미투 온라인센터 운영 석달째… 피해접수 단 5건
좁은 괸당사회·2차피해 대한 우려 등 원인
직장 내·지인에 의한 성폭력 사례 등 접수
  • 입력 : 2018. 06.18(월) 17:53
  • 손정경기자 jungkson@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제주도내 모 신협 여직원의 직장 내 성폭력 '미투(#MeToo·성범죄 피해 폭로) 선언'을 계기로 지난 3월 19일 개설된 제주 미투 온라인 센터가 운영 3개월을 맞았지만 그간 접수된 성폭력 피해사례 건수가 단 5건에 그쳐 여전히 피해 사실을 털어놓기 주저하는 성폭력 피해자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유로는 제주 특유의 괸당문화와 피해자와 가족이 겪을 2차 피해에 대한 우려 등이 지적됐다.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좁은 제주사회에선 언론에서 구체적인 신상정보를 공개하지 않더라도 입소문을 통해 피해자의 신원이 노출되고 피해 사실이 부풀려지며 피해자와 가족이 2차 피해를 당할 가능성이 다른 지역에 비해 더 높기 때문이다.

18일 제주 미투 온라인 센터를 운영하는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제주시민행동(이하 미투시민행동)'에 따르면 이날까지 직장 내 성폭력 피해사례 2건, 지인에 의한 성폭력 피해사례 3건이 접수돼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 피해자는 신협 여직원 사례처럼 기자회견을 통해 미투 선언을 한 후 공식적으로 가해자에 대한 수사를 경찰에 의뢰하려 했으나 가족에 대한 피해를 우려해 끝끝내 가해자를 고소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투시민행동 관계자는 "이 같은 지역적 이유는 물론 성폭력 피해자가 성폭력 사실을 알리더라도 무고죄나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하는 악용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법률적인 문제점도 피해자들을 망설이게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미투선언 후 제주여성인권연대 제주여성상담소를 포함해 도내 세 곳의 성폭력피해자 지원상담소로의 상담 건수는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며 "이 같은 긍정적 변화가 계속된다면 이전보다는 성폭력 신고와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좀 더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을까 한다"고 기대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6892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