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고다이라 경기 후 눈물의 포옹

이상화·고다이라 경기 후 눈물의 포옹
한·일 오랜 라이벌의 아름다운 피날레
  • 입력 : 2018. 02.20(화) 00:00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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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했어"18일 오후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가 끝난 뒤 금메달을 획득한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가 은메달을 획득한 이상화가 눈물을 흘리자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팽팽하던 신경전은 레이스가 끝나자 뜨거운 눈물과 함께 눈 녹듯이 사라졌다.

'빙속 여제' 이상화(29·스포츠토토)와 일본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 고다이라 나오(32)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최대 라이벌' 대결을 아름다운 눈물과 위로로 마무리했다.

이상화와 고다이라의 빙속 여자 500m 경기가 열린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15조에서 출발한 이상화는 앞선 조의 고다이라(36초94)보다 0.39초 뒤진 37초33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펑펑 눈물을 쏟아냈다.

마지막 16조의 경기까지 끝나고 순위가 확정된 뒤 링크를 돌며 관중에게 인사하던 이상화에게 고다이라가 다가왔다. 고다이라가 이상화에게 뭔가 말을 건넸고, 이상화는 눈물을 흘리며 고다이라에게 고개를 기울여 기댔다. 고다이라는 이상화를 감싸 안으며 위로하는 제스처를 했다.

고다이라와 이상화는 손을 맞잡은 채 링크를 돌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두 선수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던 게 사실이다. 이상화가 각종 부상으로 주춤하던 사이에 고다이라가 급성장, 여자 500m에서 연승 행진을 벌이면서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신·구 강자'라는 묘한 라이벌 구도가 형성됐다.

이상화는 올 시즌 고다이라를 줄곧 '그 선수'라고 부르며 경계했고, 고다이라는 "이상화와 좋은 경쟁을 하고 싶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이날 앞뒤로 연달아 레이스를 펼치면서 둘 사이의 긴장감은 극에 달했지만, 경기가 끝난 뒤 뜨거운 눈물과 위로를 주고받으면서 둘은 '친한 동료 선수'로 돌아갔다.

기자회견에서는 두 선수에게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서로 경쟁하길 바라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그러자 고다이라는 한국말로 "몰라요"라고 대답해 웃음을 안겼다.

이상화는 "작년에 고다이라에게 '평창올림픽 이후 베이징에도 출전할 거냐'고 물어보자, 고다이라는 내가 출전하면 하겠다고 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그러고는 "질문이 재미있다.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지금 끝난 올림픽부터 제대로 쉬고 싶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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