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런 대통령 원한다

[기고]이런 대통령 원한다
“꼼꼼히 비교하고 신중하게 결정을”
  • 입력 : 2017. 04.28(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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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은 '틀'이라는 뜻으로 상황에 따라 여러 의미를 갖는다. 이번 5·9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대선은 프레임 전쟁'이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어떤 틀로 선거에 대한 프레임이 만들어졌는지, 유권자들은 어떤 프레임을 가지고 판단하는지에 따라 판세가 달라질 수 있다. 유권자들은 그동안의 선거 경험을 통해 앞으로 일어날 상황을 예측하고, 그동안 가졌던 프레임을 유지하기도 하고, 바꾸기도 한다.

며칠 전 진행된 새로운 방식의 스탠딩 토론회는 말 그대로 후보자들에 대한 프레임을 바꿔보고자 한 노력일 것이다. 스탠딩 토론회는 스탠딩으로 원고 없이 메모장과 필기구만 가지고 국민들에게 정치적 스타일을 보여주는 토론회이다. 각 후보들은 많은 준비를 하고 토론회에 임하겠지만, 그래도 각 후보가 갖고 있는 정책에 대한 생각을 가감없이 볼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많은 유권자들은 지켜보았다. 하지만 역시나 주제와는 상관없는 네거티브가 난무해 후보들도, 보는 사람들도 한숨짓게 하는 토론회였다.

전문가들 역시 토론회 전체 품질에 대해선 낙제점을 줬고, '외교·안보 및 대북정책', '권력기관 및 정치개혁 방안'이란 엄연한 토론 주제가 있었음에도 주제와 상관없이 상대 후보를 공격하는 일이 되풀이돼 토론회 무용론마저 제기되었다.

유권자들은 정책과 공약을 보고 후보를 평가할 준비를 하고 각 후보의 진정성이 담긴 토론을 통해 그 공약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미국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의 저서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에서 "어떤 사람에게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말하면 그 사람은 코끼리를 떠올릴 것이다"며 "상대편의 프레임을 단순히 부정하는 것은 단지 그 프레임을 강화할 뿐이다"고 주장했다.

같은 맥락에서 각 후보들이 토론회에서 서로 비방하는 모습을 통해 유권자들이 기억하는 건 서로를 헐뜯었던 부정적인 모습에 대한 프레임만 기억할 수 있다. 각 후보들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가르는 것은 진실이나 훌륭한 대안, 정책의 목록만이 아니라 그 후보가 갖고 있는 가치와 정체성, 인간적 유대, 진정성임을 기억했으면 한다.

이러한 선거 프레임 속에서도 유권자들은 반드시 투표로서 우리의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 우리가 필요한 물건, 옷이나 가방을 구입할 때도 유행을 따르지만 가격도 비교하고, 지속적으로 사용가치가 있을지 등을 꼼꼼히 따진다. 하물며 선거가 쇼핑은 아니지만 5년에 한번 공적서비스를 제공할 대리인을 뽑는 매우 중요한 결정이다. 대통령이 가진 정치와 경제에 대한 철학과 신념에 따라 5년 동안 누릴 국민의 삶의 질이 결정된다. 그러기에 대세의 흐름만 좇아서도 안되고, 인기투표하듯이 해도 안되고 비싼 서비스나 상품을 구매할 때처럼 꼼꼼히 비교하고 신중하게 구매결정을 하듯 투표를 통해 보여주었으면 한다. 정치나 선거의 프레임을 정치인들에게만 기대고 만들기를 바랄 것이 아니라 유권자가 바꿀수 있다는 생각으로 프레임을 바꿨으면 한다. <이신선 서귀포YWC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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