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아닌 일본의 진정한 사죄를 원해"

"돈이 아닌 일본의 진정한 사죄를 원해"
25일 벤처마루서 제주평화나비 콘서트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도 함께해
  • 입력 : 2017. 03.25(토) 18:39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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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제주시 벤처마루에서 제주평화나비 콘서트가 개최됐다. 볍씨학교의 공연을 보며 눈물을 닦고 있는 이용수 할머니. 강경민기자

"초등학생들이 나를 보고 눈물을 흘리는데, 내가 왜 이 아이들을 울리는지 모르겠습니다".

 손자·손녀뻘인 어린 학생들 앞에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0)가 담담히 말했다. 객석에서는 조용히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지난 25일 제주시 벤처마루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청소년·대학생·청년 네트워크 제주평화나비가 주최하는 '2017 제주 평화나비 콘서트'가 열렸다.

 이번 콘서트는 '제주 평화의 소녀상'을 공공조형물로 지정하고, 졸속으로 진행된 위안부 합의 철회를 촉구하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일제강점기 위안부로 끌려가 모진 고초를 겪은 이용수 할머니와 송현주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사무처장이 참가해 이야기를 나눴다.

 행사에는 제주지역 각 대학교 학생회와 제주여성인권연대 등 많은 학생과 도민들이 참석했다.

 

이용수 할머니가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가져준 참가자들에게 손으로 하트를 만들어 고마움을 표시하고 있다. 강경민기자

15살에 일본군으로 끌려가 힘든 시간을 버텨낸 이 할머니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 할머니는 "집에서 잠을 자는 도중 밖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에 나갔다가 납치를 당하게 됐다"며 "일본군 300명이 탑승한 선박에서부터 폭행을 당하고, 대만에 도착해서는 완강히 거부하던 나에게 전기고문을 가했다"고 담담하게 말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또 "우리는 돈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의 진정한 사죄를 받고 싶은 것뿐"이라면서 "일본 동경 한복판에 소녀상을 설치해 위안부 문제를 모두가 기억할 때까지 활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할머니는 "내 나이가 이제 90살인데 활동하기 딱 좋은 나이"라며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과 함께 위안부 문제를 해결 하겠다"고 당당한 모습도 보여줬다.

 

어린 학생들이 이용수 할머니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강경민기자

함께 참여한 한 학생은 "아픈 얘기를 꺼내기 힘드셨겠지만 이렇게 용기를 내주셔서 정말 고맙게 생각 한다"며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평화가 우선인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 하겠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볍씨학교 학생들이 공연을 마치고 할머니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있다. 강경민기자

이날 행사에서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아픔을 표현한 연극 공연도 이어졌다. 볍씨학교 학생들은 할머니들이 그동안 감춰왔던 아픔을 어떻게 세상 밖으로 다시 꺼내게 됐는지를 공연으로 표현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 밖에도 곶자왈작은학교의 오카리나 연주, 재즈밴드 시크릿코드, 청소년밴드 청월 등의 공연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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