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최근 수도권에서 대출채권 부실로 인수합병이 결정된 새마을금고가 나오고, 정부가 연체율이 10%가 넘어 부실 위험이 높은 30곳에 대한 합동 특별검사를 발표하면서 제주지역 새마을금고에서도 일부 예금자들이 이탈하는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이 발생하고 있다. 시중은행, 저축은행 등과 마찬가지로 금고 한 곳당 1인당 5000만원까지 예금·이자가 보호되지만 '혹시나' 하는 불안감에서다.

6일 새마을금고중앙회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제주에선 42개 새마을금고가 영업중으로, 거래고객은 33만9000여명에 이른다. 지난해 말 기준 금고의 총자산은 5조1073억원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매년 말 자기자본비율, 유동성 비율, 연체율 등의 자체 경영평가를 통해 정기공시하는데 지난해 말 기준 도내 금고의 경영평가 등급은 1등급 3곳, 나머지 39곳은 2등급이다. 1등급 우수, 2등급 양호, 3등급 보통, 4등급 취약, 5등급은 위험으로 본다.

제주에선 이번 정부의 특별검사 대상에 포함된 금고가 없다. 하지만 일부 고객들이 불안감에 거래 금고에 전화 문의나 직접 방문하는 경우가 4~5일 이틀간 부쩍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시 소재 한 새마을금고에 1년짜리 정기예금을 가입했다는 한 도민은 "이전 저축은행 파산 때 예금을 모두 돌려받는데 상당한 기간이 걸렸던 경험이 있다"며 "거래 금고에서는 안전하다고 하지만 이자 손해를 감수하고 해지하는게 마음편할 것 같다"고 했다.

한 새마을금고에는 4~5일 이틀간 평소보다 훨씬 많은 전화 문의가 이어졌고, 예금 해지도 평소보다 늘었다. 이에 따라 금고는 "경영평가 2등급에 연체비율 2.32%로 안전하니 예금 중도 해지로 인한 손해가 없으시길 바란다"는 안내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또 다른 금고 관계자도 "5000만원까지는 이자와 원금이 보장되니 안심해도 된다. 만기 전에 해지하면 이자에서 상당한 손해를 보게 된다고 안심시키면 돌아가는 고객도 있지만 '그래도 불안하다'며 해지하는 고객들도 있다"며 "다만 5일 오후 행정안전부에서 인수합병시 고객 예적금을 100% 이전·보호해 피해가 없다고 발표한 영향인지 6일에는 문의도 해지 건수도 감소했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는 5일 오후 새마을금고법에 따라 1인당 5000만원까지 보호하고, 부실금고가 인수합병되더라도 5000만원 초과 예·적금을 포함한 고객 예·적금은 원금과 이자 모두 100% 이전되므로 5000만원 초과예금도 보호된다고 밝혔다. 이어 6일에는 중도 해지한 예·적금을 재예치할 경우 금리와 비과세 혜택을 복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제주지역본부 관계자는 "제주도내 42개 새마을금고는 경영평가 등급이 모두 1~2등급으로 양호하고, 중앙회로부터 상환준비금과 예금자보호준비금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어 예금 지급에 문제가 없는만큼 거래고객들은 안심하셔도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4월말 기준 도내 새마을금고의 수신 잔액은 4조6079억원, 여신 잔액은 3조7286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