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코로나19사태에 억장 무너진다"

"지속되는 코로나19사태에 억장 무너진다"
[르포] 제주형 거리두기 2단계 연장 주말 모습
학사로·누웨모루 거리 밤 9시이후 여전히 적막
  • 입력 : 2021. 02.01(월) 17:01
  • 강민성기자 kms6510@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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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2단계 연장 조치가 발표된 지난 31일 제주 시청 인근 제주대학로에 사람이 없어 한산하다. 강민성기자

소상공인들 "손님 끊겨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추가 연장이 발표된 지난 31일 오후 7시. 제주시청 일대는 일요일 휴일 저녁인데도 한산했다. 코로나 이전이었으면 사람들로 붐볐을테지만 생기를 잃은 듯 적막감이 흘렀다. 손님이 있는 음심적인 경우에도 테이블에는 1~2팀이 고작이었다. 가게도 문을 닫은 경우가 많았다. 가게 앞에는 "코로나로 인해 당분간 쉽니다"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시청 주변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A씨는 "배달비와 배달의 민족 등 수수료도 만만찮고, 매출도 절반 이상 줄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 했다. 희망을 안고 시작한 장사였지만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고통이 너무 심하다며 울상이다. 장사를 시작한지 10년차에 접어드는 그는 장사를 그만둘까 매일같이 고민을 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대출로 지금까지 버텼지만 한계다"라며 "인근 상권에 장사를 그만두는 사람들이 많아 임대를 내주는 것도 경쟁이 돼버렸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시청 일대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B씨는 최근 자체 휴업에 들어갔다. 코로나19로 장사는 안되는데다 임대비와 가게세가 워낙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9시까지 영업제한에 대해서도 불만을 쏟아냈다.

 "술집은 저녁부터 연다. 그런데 오후 6시에 열어도 9시가 되면 영업이 불가능해 겨우 3시간밖에 못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장사를 못해도 가게세와 대출비는 주기적으로 내야 하기에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고 있다"며 "밤에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라는 것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오후 9시 제주시 연동 누웨모루 거리도 차분했다. 평소 같으면 관광객들로 가득차야 할 거리에는 사람이 뜸했다. 인근 식당에는 손님들에게 양해를 구하며 내보내고 있었고, 일부 음식점에선 포장 음식을 준비 중이었다. 음식이 담긴 비닐을 뒷좌석에 맨 채 다니는 배달 오토바이들이 자주 목격됐다. 영업을 마친 가게들은 문을 닫았고, 카페에서 음료수를 먹던 손님들도 테이크 아웃잔으로 바꾸는 장면도 포착됐다.

 누웨모루 거리에서 31년동안 설렁탕집을 운영하고 있다는 C씨는 "코로나로 인해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겨 장사 시간을 변경해 새벽부터 열어봤지만 허사였다. 사람이 너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대출을 받아 올해 가게세를 마련했다. 거리두기 연장으로 설 대목마저 놓칠까봐 속이 탄다"고 울상을 지었다.

 한편, 제주도는 제주형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오는 14일까지 2주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정부와 제주도는 소상공인 생업 곤란 등의 문제로 1주일 뒤 확진자 양상 추이에 따라 거리두기 유지·완화 여부를 논의해 다시 판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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