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觀] 별이 지는 하늘, 영화가 뜨는 바다

무언가를 좋아하게 되면 어딘가로 가게 된다.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은 콘서트가 열리는 공연장을 찾고 책을 좋아하는 이들은 서점과 도서관으로 향한다.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은 코로나 시국임에도 불구하고 주기적으로 극장…

[영화觀] 가족 시네마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은 참이다. 무더위가 물러가고 곡식과 과일이 무르익는 계절에 찾아오는 명절은 풍요롭고 또 아름답다. 세계 어느 곳과 견주어도 바꾸지 않을 만큼 높고 푸른 가을 하늘과 거짓말처…

[영화觀] 이번 역은 이수경입니다

9월 15일 추석을 앞두고 개봉한 이장훈 감독의 영화 '기적'은 명절에 잘 어울리는 따뜻한 가족 영화다. 기차가 서지 않는 마을에 간이역을 만들기 위한 소년의 간절한 노력과 그를 둘러싼 선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1986년 시골 마을…

[영화觀] 괴물들이 사는 나라

넷플릭스 오리지널 6부작 시리즈로 공개된 'D.P.'가 연일 화제다. 6부작 드라마라기보다는 6편의 중편 영화라는 호평이 있을 정도로 개별 에피소드의 완결성 및 완성도가 돋보이는 'D.P.'는 이야기와 연출의 호흡, 영상과 음악의 조…

[영화觀] 스타 이즈 본

청춘은 여름과 같고 스타는 그 여름의 별처럼 빛난다. 세상에는 시선을 사로잡는 미남미녀도 많고 훌륭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아름다운 외모와 뛰어난 연기력을 갖춘 사람은 청춘스타가 되는 것일까. 그…

[영화觀] 어떡하지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요즘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푹 빠져 지내고 있다. 헤어진 연인들이 자신의 연애 이력을 숨긴 채 다른 커플들과 함께 한 집에서 지내는 '환승연애'와 이혼한 남녀가 데이트 기간을 거친 후 동거를 선택해 함께 사는 시간을 가…

[영화觀] 모가디슈에 두고 온 것

팬데믹 시국의 여름 극장가에서 선전 중인 '모가디슈'는 영화가 끝나자마자 관객의 입에서 '웰메이드네!'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완성도 높은 영화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군함도', '베를린', '베테랑' 등 대작 영화를…

[영화觀] 우리의 자리를 채워 갈게요

올여름 극장가를 찾은 두 편의 영화 마블의 블랙 위도우와 국산 판타지 액션 방법: 재차의에는 유능한 여성들의 매력이 넘쳐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영화 속의 여성 캐릭터들은 ㄷ매우 뛰어난 능력과 함께 포기하지 않는 열정…

[영화觀] 오늘과 다른 내일

강유가람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우리는 매일매일'은 90년대 말 함께 페미니즘을 외쳤던 친구들의 지금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페미니즘. 아니 이 말이 왜 이리 어떤 버튼을 누르는 말이 되어 버린 것일까. 2021년 상반…

[영화觀] 사랑이 이렇게 변해요

최근 화제를 모으며 방영 중인 드라마 ‘결혼 작사 이혼 작곡’시즌 2는 ‘오로라 공주’, ‘왕꽃 선녀님’ 등으로 유명한 입성한 작가의 복귀작이다. 높은 시청률과 함께 상식선을 넘어서는 스토리와 기이할 정도로 느껴지는 …

[영화觀] 사람이 하는 일

밤 9시 뉴스를 시청한다는 것은 하루치 고단함을 몇 곱절로 만드는 일이다. 매일의 하루, 세상 모두에게 생겨난 새로운 소식들이란 어찌 이리 분통이 터지는 일들 뿐인지 차가운 물 한 잔을 옆에 두고 나서야 한 시간 가까운 울…

[영화觀] 무대를 쓰는 법

드라마 '펜트하우스'는 예술고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성악을 하는 주인공들의 성장담 혹은 성공담이냐고? 물론 아니다. 이 드라마에서 성악과 예술은 그저 배경으로만 존재한다. 솔직히 말하면 배경의 기능을 제대로 …

[영화觀] 그 섬이 거기에 있었다

제주에서는 계절이 바람을 타고 흐른다. 바다도 산도 그 바람에 맞춰 흔들린다. 하늘이 바다가 되고 바다가 하늘이 되는 곳, 작은 오름과 거대한 한라산이 하늘을 향해 자리한 곳. 그리고 그 자연 모두를 감싸 안는 섬의 바람. 제…

[영화觀] 가능한 변화들

많은 대화에서 백신이 화두가 되는 요즘이다. 또래의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너희 부모님 백신 맞으셨니 어떠시니'를 자연스럽게 묻게 된다. 그럴 나이가 된 것이다. 나는 나이 마흔이 넘었는데도 부모님과 함께 사는 …

[영화觀] 부서진 포옹

파도가 없는 바다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강이나 호수와 달리 바다는 파도가 있어서 바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파도의 일렁이는 모양과 출렁이는 소리는 바다를 떠올릴 때 반사적으로 함께 다가오곤 한다. 한없이 바라볼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