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觀] 혜수의 밀도

[한라일보] 해수, 바닷물의 밀도는 염분의 분량이 많을수록 증가한다고 한다. 나트륨이나 칼슘 같은 염류뿐만 아니라 화산의 분출물, 생물학적인 활동에 의한 부산물 등 여러 가지 물질이 녹아있는 아주 복잡한 용액인 해수. 해…

[영화觀] 하이! 바비, 하이! 켄

[한라일보] '바비'가 개봉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난감 인형 바비가 탄생한 지 64년 만에 실사 영화로 만들어진 '바비'는 개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프란시스 하'를 통해 국내 예술영화팬을 사로잡았던 배우…

[영화觀] 확신의 끄덕임

[한라일보] 2023년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배우를 꼽자면 단연 임지연의 이름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전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한 드라마 '더 글로리'의 박연진 역할을 통해 도무지 용서할 수 없는 악역을 연기했음에도…

[영화觀] 마음 언덕에서 배운 것

[한라일보] 솔직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 글을 쓸 때가 있다. 그런데 말로 다 하기 어려운 말들을 쓰다 보면 이상하게 솔직함과 거리가 멀어지곤 한다. 누군가에게 닿을 글이라는 생각을 하다 보면 더 예쁜 단어를 찾고 싶고 근사…

[영화觀] 겹겹의 침묵

[한라일보]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를 통해 일본 청춘들의 이야기를 감각적으로 그려냈던 미야케 쇼 감독의 신작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은 줄곧 인물을 쫓고 기다리고 탐색하는 영화다. 겨울의 도쿄라는 스산한 배경이 존재…

[영화觀] 무너지지 않는 곶

[한라일보] 올해 개봉한 한국 독립 극영화 중 1만 관객을 돌파하며 관객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가성문 감독의 데뷔작 '드림 팰리스'는 한국의 주거 문제를 적나라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산업재해로 남편을 잃은 혜정은 진…

[영화觀] 여름에 우리가 본 것

[한라일보] 다시 한 철의 여름이 시작되었다. 어떤 여름은 유난히 짧고 또 어떤 여름은 믿기 힘들만큼 길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어떤 사랑은 순식간에 지나간 듯 느껴지고 어떤 사랑은 한참이 지났는데도 미열처럼 여전히 남아…

[영화觀] 사랑이 하는 말

[한라일보] 하루가 유독 길다고 느끼는 날이 있다. 해야 할 일도 헤아릴 생각도 많았던 어떤 날.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쉴 틈 없이 하루의 시간을 채워야 했던 날. 그런 날에는 이상하게 입에서 마른 풀내가 난다. 긴장한 순…

[영화觀] 세계를 건너 나에게 갈게

[한라일보] 34년 만에 실사 영화로 만들어진 '인어공주'가 연일 화제다. 영화 '인어공주'와 관련된 포털 사이트의 관객 평점을 보거나, 유튜버들의 영상을 보자면 마치 제작사인 디즈니와 흑인 배우 할리 베일리가 관객들에게 몹…

[영화觀] 멈추는 기분

[한라일보] 정해진 시간 동안 정해진 거리를 달리는 기록 경기인 육상, 그중에서도 단거리 경기는 수많은 스포츠 중에서도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승부가 결정되는 종목이다. 채 1분이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출발선에 섰던 모든 선…

[영화觀] 돌아가는 일

[한라일보] 대개 후회는 결정보다 쉽기 마련이다. 장고 끝에 선택한 길 앞에서 발이 떨어지지 않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다. 내가 가는 이 길이 맞는 길인지, 가도 되는지는 그 길을 스스로 걷기 시작해야만 알 수가 있다. 길을 …

[영화觀] 뜨거운 안녕

[한라일보] 우주를 지키던 친구들이 이별을 고하러 왔다. 마블의 화려하고 근사한 영웅들 중에서 유독 허술하고 엉뚱한 아웃사이더들이었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가 3편으로 울퉁불퉁하고 울렁울렁 대던 그들의 여정…

[영화觀] 수면 아래

[한라일보] 무언가를 해내고 싶은 마음은 어떻게 꿈틀댈까. 우리는 그 마음의 형상을 알아내기 위해 수도 없이 시도한다. 어떤 마음들은 어느 정도 뭉쳐져 희미하게나마 형체를 갖추기도 하고 어떤 마음들은 입자도 분간할 수 …

[영화觀] 인생의 역사

[한라일보] 어린 시절에는 용돈이 생기면 책을 샀다. 아동 문학을 사던 초등학교 시절을 지나 중학교 때부터는 영화 잡지를 사서 읽고 모으곤 했다. 용돈이 부족할 때는 책 대여점에서 빌려 봤는데 인기가 많은 책이나 잡지일 경…

[영화觀] 포기의 반대말

[한라일보] 스포츠 경기에는 오디션과는 다르게 심사위원이 없다. 관객들은 각 종목의 룰을 정확히 알지 못하더라도 눈앞에 드러나는 승부를 판별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다시 말해 스포츠 경기는 세상의 많은 쇼들 중 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