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중앙차로제가 지난 20일부터 시범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제주법원 앞 도로 등 일부 구간에서는 중앙차로를 위한 공사가 계속 진행되면서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강경민기자

24시간 운영 특성으로 도로 효율성 저하도 불가피

지난 20일 본격 시범운영되기 시작한 제주시 중앙로 일부구간의 대중교통 중앙차로제는 기대와는 달리 다소 어설프게 시행되면서 적잖은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아라초등학교 사거리에서부터 제주소방서 사거리를 잇는 1.4㎞ 구간에 대해 시범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대중교통 중앙차로제는 짧은 구간에서 이뤄지면서 큰 효과는 기대할 수 없었다는게 공통된 시각들이었다.

일단 버스나 승객을 태운 중앙차로는 원활한 소통을 보였다. 그러나 제주시청 사거리~소방서 사거리의 중앙차로제 공사가 맞물리면서 중앙차로제의 효과는 찾아볼 수 없었다. 출퇴근 시간 교통체증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퇴근시간인 경우 체증이 빚어지는 도로를 우회하는 차량들로 인해 간선도로와 연결하는 지선도로까지 '먹통'되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운전자들이 바뀐 체계에 익숙하지 않으면서 운행과정에서의 혼란으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교차로를 기점으로 일반 차량과 버스차로가 나눠지는 구간에서 일부 버스들이 반대편 중앙차로로 진입해 역주행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교차로에 볼라드를 설치해 버스의 역주행 진입을 차단하는 긴급조치가 이뤄졌다. 휴일인 22일도 일부 구간에 대한 차선 공사가 진행됐다.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제주자치도는 시범운영을 통해 효과적인 운영방안을 찾는다는 복안이었지만 운전자들은 불만을 호소했다. 사전에 모든 준비를 끝낸 뒤 시행해도 늦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시범운영 첫날 제주시청에서부터 소방서 사거리까지의 구간은 차량통행이 가능한 차로가 2개밖에 되지 않아 출근길 도민들의 불편이 불가피했다. 더구나 차량 분산이 힘든 상황이어서 당분간 체증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버스 승객들은 버스에 승하차하기 위해 횡단보도를 반복해서 건너야 하는 불편이 뒤따랐다. 악천후일 경우 이용객들의 불편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아울러 대중교통 우선 중앙차로는 출퇴근 시간대만 운영되는 가로변차로제와 달리 24시간 운영되면서 도로의 효율성은 현저히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시행초기부터 가로변차로제 처럼 출퇴근시간에만 적용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출퇴근 시간 사람과 차량이 집중되는 제주시청인점을 감안하면 대중교통만 있고, 일반 교통은 없는 '반쪽'짜리 도로가 될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특히 예상했던 대로 일반차로 끝차로는 택시와 일반차량들이 정차하는 곳이어서 교통체증을 더 부채질할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승객을 승하차하기 위해 택시들이 차로를 넘나들면서 교통사고의 위험도 도사리고 있어 이에 대한 적절한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는 의견들이 제시됐다.

반면 중앙차로제가 제대로 시행되면 좋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반응들이 없지 않았다. 버스로 출근한 한 시민은 "아직 시행되지 않은 구간을 벗어나는데 조금 시간이 지체됐지만 소방서 구간에 접어들면서 차량흐름이 원활해졌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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