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맛있는 것 정성스레 대접하고파
비싸도 제주산 한우에 손이 배로 가는 메쉬드포테이토 고집
요리에 대한 믿음으로 꾸준히 운영
'나만의 맛집'이라는 단골 생겨

최근 제주를 즐기는 방식으로 꼭 언급되는 것이 바로 '먹방여행(먹는방송+여행)' 바로 식도락이다. 흑돼지, 갈치조림, 해물뚝배기와 같은 향토음식과 더불어 자신만의 레시피를 내놓는 작은 카페나 식당들이 신흥명소로 떠오르면서 맛집지형도 점차 변화하고 있다. 자가용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가게 위치보다 맛을 중요시하는 가게도 늘었고, 동네 골목어귀의 음식점을 찾아내 '나만의 맛집'으로 SNS로 소개하는 #먹스타그램(먹방+인스타그램, 음식 소개 인스타그램) 등도 유행하고 있다.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고이담아'도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주목받고 있는 음식점 중 하나다. 고이담아의 음식은 재료부터 소스, 플레이트까지 곳곳에 정성이 가득하다.

주메뉴는 함박스테이크다. 80~90년대까지 돈까스와 함께 대표 고급외식 메뉴로 꼽혔던 함박스테이크에 와인소스를 가미해 세련되게 가게의 색깔을 담아냈다. 함박스테이크하면 두툼하고 부드러운 고기에 달콤한 데미글라스소스를 뿌린 모습을 떠올리기 쉽지만 '고이담아'의 함박스테이크는 붉은 색 와인소스를 입혔다. 와인소스 위에 부드러운 메쉬드포테이토와 아스파라거스가 자리잡았고 그 위에 제주한우를 사용한 함박스테이크를 올렸다. 함박스테이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계란프라이는 촉촉한 수란으로 대신했다. 붉은 와인소스와 갈색의 함박스테이크, 흰색의 수란의 조화는 보는 즐거움은 물론 부드러운 식감으로 먹는 사람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최근에는 자녀와 함께 식당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데미글라스소스를 곁들인 함박스테이크도 새롭게 메뉴에 포함시켰다.

'고이담아' 민경섭 대표와 부인 홍성미씨. 이들부부는 특색있는 요리를 선보이면 손님이 찾아올 것이라는 믿음 아래 계속 식당을 운영했고 그 결과 '나만의 맛집'이라며 찾아오는 단골이 생겼다. 강경민기자

'고이담아'는 함박스테이크 외에 파스타도 제공하는데 알리오올리오, 딱새우와 베이컨 오일스파게티, 제주돌문어 오일파스타, 딱새우와 베이컨 크림스파게티 등 4종류다. 크림파스타와 오일파스타만 있지만 느끼함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좋아할 맛이다. 크림파스타는 소스가 너무 진하지 않아 부드러운 느낌이 강하고 오일파스타는 매운 청량고추를 써서 느끼함을 잡았다. 제주도에 나는 딱새우, 돌문어와 파스타 간의 조화도 괜찮다. 제주만의 특색을 음식에 녹여내려 한 주인장의 노력이 묻어난다.

'고이담아'가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역시 '맛'이다. "호주산 생고기를 써서 가격을 낮추라"는 주변 사람들의 조언에도 제주산 한우를 사용하고, 감자를 갈아 체에 걸러 손이 배로 가는 메쉬드포테이토를 포기하지 못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조리를 전공한 민경섭(35) 대표는 더 맛있는 음식을 정성스레 대접하고자 하는 마음을 잊지 않는다. 좋아하는 요리를 마음껏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감사함 때문이다. 민 대표는 주변 여건 때문에 아버지를 도와 용역업체를 운영하며 요리사의 길을 가지 못한 아쉬움은 음식에 대한 새로운 시도를 통해 풀어내고 있다.

식당을 열기 위해 지난 2015년 부인인 홍성미(33)씨와 함께 제주로 이주한 민 대표는 지난해 연동 주택가에 '고이담아'를 열었다. 맛있고 특색있는 요리를 선보이면 손님은 찾아올 것이라는 믿음아래 계속 식당을 운영했고 그 결과 '나만의 맛집'이라며 찾아오는 단골이 생겼다. 주로 연인과 여성층들로 최근엔 관광객들의 발걸음도 늘어 영업에 대한 부담감이 줄었다.

민 대표는 "언젠가 여건이 된다면 본래 선보이려 했던 콩나물 꼬마땡초김밥이나 직접 개발한 양념장을 사용한 쫄면 등도 선보이고 싶다"며 웃었다.

낮 12시부터 저녁 9시까지 영업하고 오후 4시부터 5시30분까지는 재료손질 등을 위해 잠시 쉬는 시간(break time)을 갖는다. 가격은 함박스테이크 1만7000원, 스파게티는 1만1000원~1만4500원이다. 매주 일요일은 휴무다. 제주시 연화로2길 17-7(연동 1515-3). 064-712-1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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