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도내 공공 와이파이를 기반으로 분석한 '2015년 내국인 관광객 이동 경로'. 도는 스마트 관광의 인프라인 와이파이, 비콘 등을 통해 빅 데이터가 구축되면 정책 수립 등으로 연계되는 선순환 생태계가 만들어 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주 스마트 관광, 어떻게 추진되나
정책 수립 연계 선순환 생태계 목표
재원 조달·스타트업 지원 등 과제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여행 패턴이 달라지고 있다. 가이드를 따라 무리 지어 다니는 단체 관광객은 줄고, 스마트폰을 들고 골목을 누비는 개별 관광객은 늘고 있다. 하지만 제주에선 이런 변화가 더뎌왔다. 중국의 '사드 보복'에 거세게 흔들릴 수밖에 없는 것도 유커(중국인 단체 관광객) 비중이 높은 구조적 문제와 맞닿아 있다. 제주 관광이 시장 다변화, 개별 관광객 유치로 돌파구를 찾는 이 시점, '스마트 관광'의 필요성은 더해지고 있다.

▶제주의 스마트 관광= 관광과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은 '나홀로 여행'을 가능하게 했다. 개별 관광객이 스마트폰이나 태플릿PC 등을 통해 숙소를 예약하거나 맛집, 관광지의 정보를 서로 공유하는 것은 더 이상 새롭지 않다. 스마트 관광은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관광객이 필요한 서비스를 그때그때 제공하기도 한다. 낯선 곳에서의 여행이 편안해지는 것이다.

스마트 관광은 서비스에 머물지 않는다. 세계적으로 이를 산업계 육성 기반 등으로 바라보는 변화가 읽힌다. 제주에선 이를 '에코시스템'(생태계)으로 접근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제주도는 공공 와이파이(Wi-Fi·무선 인터넷), 비콘(Beacon·근거리 무선통신 장치) 등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에서 이를 정책 수립이나 비즈니스로 활용하는 단계까지 나아간다는 구상이다.

제주 스마트 관광은 이제 막 시작점을 넘어섰다. 제주도는 지난해 스마트 관광을 실현하기 위한 기반 구축에 시동을 걸었다. 누구나 무선인터넷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공공 와이파이 600개를 설치했고, 비콘 720개(제주공항·중문관광단지·동문재래시장)를 달아 '개방형 스마트 관광 플랫폼'을 구축했다.

플랫폼 구축 사업에 참여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관계자는 "비콘은 그것이 설치된 공간과 인근 지역을 드나드는 소비자의 정보를 수집하는 기기라고 볼 수 있다"며 "이를 통해 구축된 '빅 데이터'를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이나 기업이 마케팅, 사업 기획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통로가 바로 스마트 관광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플랫폼만 구축된 상태이고, 이를 활용하도록 지원하거나 홍보하는 단계가 있어야 한다"며 "이런 과정을 거치면 IT 기반 업체가 도내 매장과 연계해 (소비자 위치를 확인해 매장에 맞는 정보를 제공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주는 방식 등으로 활용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이 구축한 기반을 토대로 민간 기업 등이 사업에 나서게 되는 셈이다.

▶재원 조달 등 과제로= 스마트 관광을 위한 기반 구축은 '빅 데이터'의 수집·활용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앞서 제주도는 도내에 설치된 와이파이를 기반으로 '2015년 관광객 이동 경로'(사진)를 분석한 바 있다. 내국인, 중국인 관광객이 무선 인터넷에 접속한 기록을 통해 이동경로, 체류시간 등을 뽑아낸 것이다. 이런 데이터가 쌓여 정확성이 커지면 제주 관광 정책을 수립하거나 관광 상품을 개발하는 데까지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제주도는 내다보고 있다.

제주도는 2019년까지 제주 전역으로 스마트 관광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공공 와이파이 5000개, 비콘 8000개를 추가로 구축할 예정이다. 하지만 와이파이를 확충하는 데만 1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면서 막대한 예산 확보는 과제로 남고 있다. 스마트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관련 인프라 구축에 도내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고 스타트업을 단계별로 지원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노희섭 제주도 기획조정실 정보융합담당관은 "스마트 관광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비용은 민간 협력 방식으로 조달하는 등 여러 가지 모델을 두고 검토하고 있다"며 "스타트업 지원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면, 올해는 와이파이와 비콘을 연결해 이를 정밀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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