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월동무 과잉생산 우려, 특단 대책 세워야

[사설] 월동무 과잉생산 우려, 특단 대책 세워야
  • 입력 : 2021. 09.27(월) 00:00
  • 한라일보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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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호 태풍 '찬투'가 지나간 후 1차산업에 끼친 악영향이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강풍과 함께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단순히 해당 농작물만 피해를 보는 것으로 끝나지 않아서다. 당근을 비롯 양배추와 마늘 등 농작물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월동무로 갈아탈 경우 과잉생산으로 이어질 우려를 낳고 있다. 현재 대체작목으로 파종 가능한 품목이 월동무 외에는 마땅치 않아서 더욱 그렇다.

제주도와 농협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 22일까지 읍면동에 접수된 태풍 피해 농경지는 1800㏊에 이른다. 품목별 피해를 보면 8월 상순까지 100% 파종을 마친 당근은 해안가 농경지에서 조풍(바닷바람) 피해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침수와 유실 피해가 발생한 양배추는 정식기가 지나 재파종은 어려운 실정이다. 마늘은 종구가 흙위로 노출되는 피해가 발생해 월동무로 전환하는 농가가 생겨날 것으로 전망된다. 8월 하순부터 파종이 시작돼 50% 파종을 마친 월동무는 강풍으로 인한 뿌리 돌림 등 피해로 30% 정도 재파종이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월동무 재파종과 양배추·마늘 피해농가에서 월동무를 대파할 경우 올해도 월동무의 과잉생산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월동무 재배농가에는 태풍 '찬투'가 설상가상으로 또다른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주산지 생산자단체를 중심으로 펼친 재배면적 줄이기 등 자구노력이 물거품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제주도가 긴급대책으로 밭작물 토양생태환경 보전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의문스럽다. 참여 농가에 대한 지원금이 ㏊당 380만원에 불과하다. 3000평 정도면 적지 않은 면적인데 월동채소류 재배를 포기하는 대가로 지원하는 금액치고는 너무 적다. 월동무 과잉생산이 우려되는만큼 휴경지원금 상향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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