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합동참배 8년, ‘동백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사설] 합동참배 8년, ‘동백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 입력 : 2021. 08.04(수) 00:00
  • 한라일보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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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현대사 최대 비극인 4.3으로 수 십년 이어진 반목을 끝내고, 화해와 상생을 도모하는 유족회·경우회 합동참배가 벌써 8년째다. 4.3 당시 이념의 굴레로 피해자와 가해자로 갈린 고통의 세월을 치유하고, 쓰러져간 모든 희생자들을 위해 두 손 맞잡은 양측의 행보는 첫 참배부터 도민들 공감을 받기에 충분했다. 올해는 군·경 현직 수뇌부까지 처음 참가해 그 의미를 더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와 도재향경우회는 2일 신산공원, 4.3평화공원에서 ‘화해와 상생선언 8주년 기념 합동참배’를 거행했다. 두 단체가 4.3사건 이후 65년간 갈등의 세월을 멈추기 위해 2013년 8월 2일 조건없는 화해와 상생의 가치로 도민화합에 앞장서기로 결의하며 합동참배를 한 지 여덟번째를 맞은 것이다. 올해 합동참배가 남다른 이유는 당연히 도내 현직 군·경 수뇌부 참석에 있다. 도 부지사, 도의장, 도교육감과 유족회·경우회 전·현 회장 외에 제주경찰청장, 해병대 제9여단장, 해군 제7기동전단장 등 도내 군·경 최고 책임자 모두 참가한 것이다. '평화의 동백꽃이 활짝 피엇수다'라는 합동참배 주제처럼 도민 모두 4.3의 피해자라는 인식과 과거가 아닌 화해와 상생의 미래를 만들어 나갈 공감대 형성에 새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제주4.3은 ‘특별법 전부 개정’, 불법 군사·일반재판 수형인들의 명예회복 등 상당한 진전을 이룬 올해다. 여기에 군·경 최고 지도부의 합동참배까지 더해지면서 선언적 수준의 화해·상생의 길 모색서 한 발 더 나아간 움직임들이 필요한 상황이다.

4.3유족회와 경우회는 올해 합동참배를 계기로 열린 마음을 더 열어 연중 활짝 핀 동백꽃을 보여줄 새 행보에 나서야 한다. 지역사회를 위한 ‘합동 봉사’는 한 예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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