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라지는 4·3유적, 보전방안 서둘러야

[사설] 사라지는 4·3유적, 보전방안 서둘러야
  • 입력 : 2021. 07.26(월) 00:00
  • 한라일보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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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현대사의 비극인 제주4·3이 발발한지 70년이 넘었다. 두 세대 이상 바뀔 정도로 많은 세월이 흘렀다. 4·3은 종결되기까지 6년여동안 수만의 무고한 양민 학살 등 말할 수 없는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이 기간 제주 전역 곳곳에 남은 잃어버린 마을 등 4·3유적은 부지기수다. 문제는 시간이 흐르면서 4·3유적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어 보전대책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제주4·3연구소가 2018~2019년 도내 163개 마을 전수조사 결과 4·3유적 26곳이 소실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수조사 결과 잃어버린 마을, 4·3성, 은신처, 학살터, 민간인 수용소, 주둔지 등 총 828곳의 4·3유적이 확인됐다. 2003년과 2004년 잇따라 출간된 '제주4·3유적' 보고서에 비해 246곳이 새롭게 발굴된 반면 26곳은 그 사이에 없어졌다. 소실된 4.3유적은 대부분 잃어버린 마을, 4·3성이다.

특히 소실된 4.3유적에는 1차조사 때 중요유적으로 분류했던 19곳 중 제주시 한림읍 상대리 진동산 '뒷골장성'이 포함됐다. 뒷골장성은 귀덕4구부터 월령까지 4·3 시기 '한림면' 전체를 둘렀던 장성의 일부다. 길이 1㎞, 높이 3m, 폭 4m 정도 남아 있는 등 원형 그대로 보존됐던 뒷골장성은 도로와 주택 건설로 완전히 사라졌다.

제주도내에 산재한 4·3유적은 갈수록 소실될 우려가 높다고 본다. 4·3유적에 대한 법적 보호 장치도 없어서다. 현재 4·3유적 중 국가 등록문화재로 등록된 것은 1곳 뿐이다. '4·3수악주둔소'가 유일하다. 때문에 무엇보다 4·3중요유적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계획부터 세워야 한다. 아울러 4·3유적의 국가 등록문화재 등재도 확대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각종 개발로 4·3유적이 언제 사라질지 모르기 때문에 서둘러 보전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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