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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정원'에 제주살이 50대, 여성, 예술가의 정체성
김미지 작가 5월 3~18일 돌담갤러리서 개인전
핫멜트 이용 사물서 떠낸 검은 껍질로 입체 작업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1. 05.03. 09: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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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지의 '021MA0302-블랙 정원'(블랙 핫멜트, 와이어, 2021).

50대, 여성, 예술가. 우리 사회에서 불안하고 흔들리는 이름들이다. '50대 여성 예술가'인 김미지 작가는 이 시기를 "에너지를 다 소진해 버린" 때라고 말했다. 그는 남은 힘을 모아 '블랙 정원'으로 이름 붙인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기 시작했다.

대구에 있는 대학에서 서양화를 공부했고 현재 담소미술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로 제주에 머물고 있는 김미지 작가가 이달 3일부터 그 같은 작업 여정을 모아 제주시 중앙로 돌담갤러리에서 '블랙 정원' 주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애지중지하던 물건들을 버리고 녹여 추출해낸 실 모양의 검은 껍질들로 빚어낸 입체 작품과 정원을 표현한 설치 작품 35점으로 꾸민 전시다.

지난해 12월 서귀포시 이중섭미술관 창작스튜디오 전시실에서 열었던 '미자의 뜰' 등 중년 여성의 독백 같은 이야기를 작업에 담아온 그는 이번에 그 연장선에 있는 스토리를 엮었다. '블랙 정원'에는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며 다시 새로운 작업에 뛰어들 동력을 얻으려는 몸부림이 있다.

김 작가가 정원을 가꾼 도구는 고체에 열을 가해 녹여서 쏘는 핫멜트 글루건이다. 그는 좁은 작업장 콘크리트 바닥에 쪼그려 앉아 평소 사용했거나 작업을 위해 수집한 사물들을 블랙 핫멜트로 껍질을 떠내 뜨개질하듯 이어 붙였다. 블랙은 고고함, 반짝임, 끝과 죽음을 동시에 의미한다. 작가는 작업하는 동안 자신을 울고 웃게 만든 검은 정원을 통해 낯설지만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내보려 한다고 했다.

전시는 이달 18일까지 계속된다. 돌담갤러리는 하나은행 금융센터지점 지하 1층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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