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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 의자가 품고 있는 그 시대의 풍경과 사람들
이지은의 '기억의 의자' '오늘의 의자'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1. 04.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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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들의 미술사' 시리즈를 쓰고 있는 프랑스 파리의 미술사학자이자 장식미술 감정사인 이지은 작가. 그가 이번엔 코로나19 시국에 '욕망의 소비재'로 떠오른 의자를 붙잡았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브제이나 장식미술사학자들에겐 "안나푸르나 거봉 같은 존재"라는 의자를 택한 그는 '기억의 의자', '오늘의 의자'로 분권해 중세 시대부터 왕정 시대를 넘어 산업 시대의 의자까지 그 창대한 역사를 짚었다.

'기억의 의자'에서는 '근대 이전'의 의자 다섯 점을 다뤘다. 생산 공정의 대부분을 수공에 의지하던 때로 저자는 전문적으로 의자를 제작한 직업군인 장인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한 중세 시대를 출발점으로 삼았다. 중세의 걸작은 권력자인 주교와 고위 성직자들을 위한 의자인 스탈이었다. 왕정 시대가 도래하면서 스탈은 새 시대의 권력자인 왕을 위한 옥좌로 바뀐다. 루이 14세의 옥좌, 그 시절 찬란했던 베르사유 궁을 증언해주는 의자인 타부레는 사물의 가치가 상대적이며 가변적임을 느끼게 한다.

오늘날 박물관 속 앤티크 의자로 접하는 것들은 유럽의 장식미술사에서 '의자의 르네상스'로 불리는 18세기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성의 빛으로 세상을 밝히고자 했던 시대상이 둥근 등받이의 고전 의자에 투영됐다.

산업 생산의 논리가 확대되면서 의자의 르네상스도 저물어 간다. 장인의 시대와 산업 시대 사이의 과도기를 영리하게 헤쳐나간 가구 제작자 토머스 치펀테일을 통해 혁신의 정신을 읽을 수 있다.

'오늘의 의자'에는 산업 시대에 탄생한 의자들이 펼쳐진다. 이 시대의 동력은 신소재였다. 합판이 개발된 19세기 중반부터 오늘날까지 의자는 합판, 금속, 플라스틱 등으로 진화를 거듭했다. 저자는 1859년부터 1950년까지 혜성처럼 등장한 신소재에 초점을 맞춰 토네트 14번 의자, 오토 바그너의 포스트슈파르카세 의자, 마르셀 브로이어의 바실리 체어, 알바 알토의 파이미오 암체어, 임스의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 의자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냈다. 모요사. 각 권 1만8000원.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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