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재의 목요담론] 한반도의 지질과 자연유산

[이수재의 목요담론] 한반도의 지질과 자연유산
  • 입력 : 2021. 04.29(목) 00:00
  •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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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에서 금강산의 경관과 지질유산의 가치에 대해 국제 논문이 발간돼 흥미롭게 살펴봤다. 조기에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 되기를 기원한다. 유네스코의 세계유산센터에 제공된 자료를 보면 북한은 2000년 5월 25일을 기준으로 모두 5개의 세계유산 잠정목록이 있다. 이 중 금강산과 묘향산은 문화.자연이 중첩된 복합유산으로, 석회동굴인 구장굴과 화강암으로 이뤄진 칠보산은 자연유산으로, 평양 유적지는 문화유산으로 분류됐다. 남한의 갯벌은 현재 등재 여부에 대한 최종 심사 결과를 앞두고 있고, 남해안의 공룡발자국도 잠정 목록에 오른 지 오래됐다.

2019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학술적 조사와 자료 수집을 통해 발간한 100만의 1 축적의 한국지질도를 보면 흥미있는 정보가 눈에 띤다. 지질구조와 지질의 특성을 고려해 한반도를 지체구조도상으로 구분한 지도상에서 칠보산은 길주-명천 분지에 속하고, 암석의 상당수가 남한의 연일분지라고 하는 포함, 경주와 유사한 것이 다수 있다. 남한에선 이들 지역이 이미 지질유산을 활용한 '경북동해안 지질공원'이 운영되고 있어 학술적인 비교평가가 진행되면 한반도의 지질특성에 대해 흥미있는 이야기 거리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세계유산은 서로 공간적으로 떨어져도 연속유산의 형태로 등재될 수 있는데, 북한의 금강산과 남한의 설악산은 서로 60㎞ 이내로 인접하고 지질학적으로도 유사해 남한에서도 학술연구로 향후 연속유산으로 등재할 수 있다면 남북의 평화적 교류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북한의 칠보산과 남한의 경주 남산 주변지역이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졌어도 지질학적으로는 유사하고, 설악산과 금강산은 서로 근접해 지질학적으로 유사점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매우 흥미를 끈다.

금과 은, 석탄 등 천연자원의 채취대상으로만 보던 지질은 이제 경관적 감상 대상과 자연환경의 기반으로서 특성을 중시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오늘날 문화와 생물 분야는 대중화가 진전돼 많은 학술 전문가와 시민이 일상적으로 즐기는 수준까지 진화했다. 한국에서 지질학은 늦게 시작했지만 인간의 호기심의 충족에서 가장 기반을 이루는 '지질'에 대한 대중화는 이제 발걸음을 시작했다.

지질도의 발간은 그 나라의 국력을 나타낸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지속적으로 지질도를 발간해 국토의 기반을 쉽게 알 수 있게 해줬다. 또 이를 수치 및 전자화해 활용도가 매우 높아지고 있다. 전국자연환경조사에서 생물 분야는 일정 주기마다 갱신하는데, 지질분야는 국토 자연환경의 근간을 이루면서도 갱신 빈도가 많지 않다. 향후 법정 근거하에 지질도 갱신 작업이 지속된다면 이를 기반으로 한 학술적 연구와 지질학의 대중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울러 북한지역과 학술적 교류를 통해 더욱 정확한 지질도가 완성되기를 기대한다.

제주세계유산본부에서는 세계자연유산 종합계획의 일환으로 주민주도 세계유산마을 만들기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이는 주민이 제안하고 주민이 직접 시행하는 사업 형태로 향후 성공적 정착을 기대한다. 이를 통해 주민이 지질을 더 알고 사랑하게 되고, 지속가능발전을 이루기를 기원한다. <이수재 박사.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이사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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