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나에게 있어서 ‘청렴’의 의미

[열린마당] 나에게 있어서 ‘청렴’의 의미
  • 입력 : 2021. 04.23(금) 00:00
  •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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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김영란법이 시행된 후 공직사회에서 가장 핵심 단어가 청렴일 것이다. 그 이후 청렴 성과를 가시화하기 위하여 각종 평가 항목으로 등장하면서 현재 공직생활을 하는 우리들에게 커다란 굴레가 돼 가고 있다.

나에게 청렴이란 초심, 소신과 같은 말이다. 이것은 현재까지 나와의 약속이자 나의 인생철학이기도 하다.

공직생활을 하다 보면 초심은 사라지고 소신대로 살기도 버겁다. 상사와 직장 동료들의 눈치를 봐야 하고 익명성이 통하지 않는 좁은 지역 사회에서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현실 타협을 하지 않으면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할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직도 청렴한 세상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우리가 청렴의 의미를 몰라서가 아니다. 그 200년 전에도 다산 정약용 선생은 목민심서에서 공직자의 청렴 윤리를 강조했고 현세대를 거쳐 후세대에도 청렴은 영원한 핵심 가치가 될 것 같다.

솔직히 요즘 청렴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형식적으로 흘러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원래 청렴은 정신적인 마음가짐에서 출발할 진데 자꾸 계량화, 수치화, 실적화 잣대로 평가하면서 청렴의 본질에서 점점 멀어지게 되는 게 아닌가 한다. 오늘도 부서마다 청렴교육 100% 이수하기, 청렴시책 수립, 청렴 브리핑 등 청렴 실적 높이기에 너도 나도 경쟁한다. 누군가가 그럼 청렴을 어떻게 실천하냐고 반론한다면 나 역시 머뭇거리겠지만 청렴 실적 높이기가 곧 청렴한 세상이 되는 바로미터는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다.

나는 내 삶에 청렴이라는 형식적인 고정 관념의 틀을 탈피하려고 한다. 내 안의 진정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본다. “그래 오늘 하루도 소신 있게 살자. 비록 수많은 유혹과 흔들림이 나를 찾아 올지라도.” <강동희 제주도의회 정책입법담당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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